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에드 야드니 야드니리서치 대표가 어느 순간 증시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닷컴버블 때와 유사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10일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야드니 대표는 “나스닥은 지난 1998년 말부터 2000년 초까지 200% 이상 상승했다”며 “지금은 거의 100% 올랐고 우리는 (닷컴버블 때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보는 것은 붕괴”라고 밝혔다. 8일 나스닥은 1만 3,201.98로 마감해 1만 3,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수십 년간 푸르덴셜과 도이체방크에 투자 전략을 자문해온 그는 과도한 유동성을 주목하고 있다. 야드니 대표는 “묻지 마 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이는 과도한 투기 징후”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첫 5거래일 동안만 무려 36% 상승하며 개당 가격이 4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11일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급락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 1,700억 달러(186조 5,410억 원)가 증발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싱가포르 기준 낮 12시 15분께 전날보다 11% 이상 하락해 3만 5,828.06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도 곧바로 증시가 무너진다는 입장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재정·통화정책으로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야드니 대표는 “새 정부가 지출을 늘릴 것이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양적 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백신 접종 확대는 올 하반기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