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전에 없던 재융자 붐이 일었다. 이자율이 조금이라도 더 오르기 전에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결과다. 그런데 당분간 너무 서둘러 재융자에 나설 필요는 없겠다. 적어도 향후 2~3년간 올해와 같은 낮은 이자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은 2023년까지 모기지 이자율이 소폭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3% 초반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내년 평균 이자율은 올해보다 낮을 전망이지만 이후 서서히 상승세로 전환, 2020년~2023년 평균 모기지 이자율(30년 만기)은 약 3.2%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4%가 넘는 이자율을 적용받는 주택 보유자들에게는 여전히 재융자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 이자율을 0.75% 포인트 낮출 경우 재융자 실시에 따른 혜택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코어로직에 따르면 현재 약 2,000만 명에 달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4%가 넘는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어로직은 이중 약 25%가 내년 중 재융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랭크 노태프트 코어로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나타난 재융자 러시가 앞으로 다소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융자에 따른 혜택은 여전히 기대된다”라며 내년에도 재융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되면 대기 중이던 구입 수요가 주택 시장에 나온다. 코어로직은 내년 중 이 같은 현상이 첫 주택 구입자와 ‘무브 업’(Move-Up) 구입자들에 의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노태프트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모기지 이자율은 1년 전에 비해 약 1% 포인트 낮은 수준”이라며 “안정적인 직장과 크레딧 점수를 갖춘 구입자들에게는 내년이 낮은 이자율을 활용한 절호의 주택 구입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코어로직은 특히 내년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입 활동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대침체를 경험한 초기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학자금 대출 상환 장벽 등에 막혀 내 집 마련을 미뤄야 했던 ‘저주받은 세대’였다.
그런데 결혼 연령기에 접어든 밀레니엄 세대의 재정 상황이 최근 개선되면서 주택 구입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노태프트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엄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주택 수요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라면서 “그동안 임대 수요를 이끌었던 밀레니엄 세대가 앞으로 주택 구입 시장에 대거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예측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 코어로직은 주택 임대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밀집된 주거 형태의 아파트 임대보다는 단독 주택 임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도심 초고층 아파트보다는 재택근무와 자녀의 원격 수업 공간이 딸린 교외 지역 단독 주택 임대를 찾는 세입자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