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내 치안기관의 한인 고위직 간부가 선거자금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기소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북가주 한인 밀집지인 샌타클라라 카운티 셰리프국의 2인자 자리에 올랐던 한인 릭 성(사진) 수석부국장이 지난 20일 샌타클라라 카운티 대배심에 의해 공식 기소됐다. 샌타클라라 카운티 셰리프국은 현재 성 수석부국장이 공식 업무에서 면직됐으며 유급 휴가 상태라고 밝혔다.
샌타클라라 카운티 검찰은 로리 스미스 샌타클라라 카운티 셰리프국장과 관련해 선거 기부금을 댓가로 특정 업체에 ‘총기 은닉소지 허가’를 발부해 준 것과 관련해 수사를 벌여왔으며, 이번에 스미스 국장의 최측근인 릭 성 수석부국장과 또 다른 간부인 제임스 젠슨 캡틴 등 2명을 기소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릭 성 수석부국장과 젠슨 캡틴은 스미스 국장을 위해 9만 달러의 선거 기부금을 받는 댓가로 경호전문회사 CEO와 직원들에게 12개의 총기 은닉소지 허가증을 제공한 사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8년 시애틀에 위치한 경호전문회사 ‘AS 솔루션’은 총기 은닉소지 허가를 얻는 과정에서 당시 로리 스미스 셰리프국장 재선 캠프에 9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검찰은 이것을 대가성 기부로 판단한 것이다.
샌호세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스미스 국장 재선 캠프에서 사실상 캠프 스태프로 활동한 릭 성 수석부국장은 고속 승진을 거듭해 셰리프 재직 16년 만에 수석부국장에 올랐으며, 젠슨 캡틴 역시 2년 만에 서전트에서 루테넌트를 거쳐 캡틴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리프국 수석부국장 자리는 대개 은퇴를 앞둔 오랜 경력자가 맡게 되는데 수백만달러의 은퇴 연금이 보장돼 있다.
샌타클라라 카운티에서는 취득이 까다로운 총기 은닉소지 면허를 셰리프국과 경찰국이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셰리프국장의 권한이 결정적인데, 로리 스미스 국장은 셰리프국에 기부를 하는 개인과 단체에게 집중적으로 면허를 발급해 왔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정작 스미스 국장은 이번에 기소되지 않았다.
릭 성 수석부국장의 변호인 척 스미스는 아직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 알 수 없다며 앞으로의 추이를 보고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본보는 22일 릭 성 수석부국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김경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