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 동조하며 “도둑질 멈춰라”…바이든·언론·IT업체 비난
트럼프, 집회 참석 안 하고 골프 친 후 백악관 복귀
"도둑질을 멈춰라", "싸워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움직임 속에 지지자들이 14일 워싱턴DC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정오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프리덤 플라자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집회에는 '백만 마가 행진'(Million MAGA March), '트럼프를 위한 행진'(the March for Trump),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의 이름을 내세운 여러 단체가 참여했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뜻하고, '도둑질을 멈춰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연관된다.
연단에 오른 한 참가자는 "우리는 이겨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촉구했다.
다른 참가자는 "모든 합법적 투표가 집계돼야 한다"며 '불법 투표'를 제외해야 하며 선거 소송을 연방대법원이 결론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 여성은 "선거는 훔쳤지만, 우리의 목소리는 훔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 참석자는 트럼프 패배를 예측한 주요 미디어를 "가짜 뉴스"라고 공격했다. 페이스북 등 대형 IT 기업(빅 테크)도 비난 대상이 됐다.
바이든 당선인과 아들 헌터 바이든을 겨냥, "감옥에 가둬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전날 트윗을 통해 이날 집회에 인사하러 들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집회가 열리기 전 차에 탄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 행렬은 집회 약 2시간 전인 오전 10시 넘어 프리덤 플라자 주변을 천천히 통과했다.
많은 군중이 환호했으며 일부는 차를 따라 달려가면서 호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창 밖으로 웃으며 손을 흔들며 자신이 이겼다고 잘못된 주장을 펼치는 수백 명의 시위대와 인사를 나눴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군중은 "4년 더"라고 외쳤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회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지자 무리를 통과해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친 뒤 오후 3시 넘어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복귀하는 길에도 백악관 인근 15번가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지지자들이 환호와 함성을 보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은 전했다.
집회 규모와 관련, CNN방송과 AFP통신 등은 수천 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반면 폭스뉴스는 수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집회는 몇몇 단체가 따로 진행했으며 트럼프 지지자들은 "MAGA 열정"을 선보였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주최 측은 집회에 10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집회 참가를 선언한 극우성향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등과 '반(反)트럼프' 군중의 충돌을 막기 위해 워싱턴DC에는 대규모의 보안 담당 인력이 배치됐다고 AFP는 전했다.
주최 측은 이날 워싱턴DC를 포함해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등 주(州)별로 거점 도시 등 51곳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부 좌파 단체는 워싱턴DC와 일부 도시에서 '맞불 시위'를 계획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폭스뉴스는 백악관 인근에서 '파시즘 거부'라는 단체가 "트럼프-펜스 정권은 반드시 떠나야 한다"고 요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프리덤 플라자 집회를 마친 후 대법원 청사까지 약 1.5마일(2.4㎞)을 행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