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으면서 차기 내각 구성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백악관과 행정부의 주요 자리에서 그를 보좌할 인사들의 하마평은 ‘오바마 3기’와 ‘민주당 진보 블록’으로 요약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8년 동안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이나 당내 진보 성향 대선 경쟁자들이 주요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다.
■비서실장·국무장관 물망
바이든 캠프 등에 따르면 그의 정책 기조는 오바마 정부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외교안보 정책의 경우 ‘동맹ㆍ파트너 국가와의 공조 강화, 미국의 국제사회 리더십 회복’으로 요약된다. 유럽연합(EU) 및 한국ㆍ일본 등 전통적인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 문제 역시 협상을 통한 해결을 지향하고 있다. 사회ㆍ경제정책의 경우 트럼프 정부에 비해선 조금 더 왼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기조 아래 ‘바이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는 로널드 클레인 전 부통령 비서실장과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선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오바마 정부 때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유엔대사도 지낸 라이스 전 보좌관은 바이든 당선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군에도 들어 있었을 정도로 핵심 측근이다.
외교정책을 총괄할 국무장관 후보에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1순위로 꼽힌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 캠프의 외교안보 분야 좌장을 맡았다.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을 하던 2002년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바이든 당선인이 3차 TV토론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력배’라고 거칠게 표현한 것도 블링컨 전 부장관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 역시 협상론자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도 국무장관 후보군에 들어 있다.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은 여성 국무장관 1순위 후보다. 설리번 전 보좌관은 국무장관을 맡지 않는다면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여성 국방장관 나오나
국방장관 후보에는 주로 여성들이 거론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 때인 2009~2012년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미셸 플러노이 전 정책담당 차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크리스틴 워머스 전 차관,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과 부통령 안보보좌관을 거친 브라이언 맥컨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에서 북한 담당으로 일했던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일라이 래트너 신미국안보센터(CNAS) 부소장도 백악관 외교안보 참모진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경제와 사회정책 핵심 보직인 재무장관과 노동장관에는 바이든 당선인과 대권 도전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엘리자베스 워런ㆍ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각각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안에서 가장 진보적인 정치인으로 꼽힌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워런 의원이 재무장관 자리를 원한다는 얘기를 그의 측근들이 당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전했다. 샌더스 의원도 노동정책을 통한 진보정치 실현 의지가 비교적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