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최근 일주일 간격으로 가정 내 불화로 인한 총격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본보 10월13일자 보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한인사회에서도 가정폭력 및 가정불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LA 한인타운의 아파트에서 형부가 처제를 총격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한인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었다. 한인 가정 총격 사건의 희생자의 신원은 강미경(51)씨로 슬하에 두 쌍둥이 아들을 싱글맘으로서 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14일에도 한인타운의 한 아파트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남성 1명이 숨졌는데, 희생자가 한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나 가정 내 불화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일주일 사이로 가정 불화와 관련한 총격 사건이 한인타운에서만 2건이나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출이 제약되고 가족들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정내 폭력사건이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집안에 총기가 있을 경우 극단적인 사태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치안 당국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때문에 최근 가정폭력 증가율은 20~35%에 달한다.
한인들을 대상으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LA 한인가정상담소(이하 가정상담소) 측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미 전역에 셧다운이 실시된 지난 3월 중순 이후 급격하게 가정폭력, 가정불화, 정신건강 문제 등과 관련한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리 홍보팀장은 “평균적으로 가정 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과 관련한 정신건강 상담 건수는 한달에 30건 정도였는데, 3월 중순부터 6월까지 70~80건으로 2~3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가정상담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행정명령이 발동된 3월 중순부터 6월까지 약 3개월 반동안 174건의 한인 정신건강 문제 상담이 이뤄졌다.
가장 많은 것은 우울증과 불안 장애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가족간의 갈등으로 인한 상담도 많았다. 특히 이 가운데는 심각한 자살충동을 느끼는 위험한 사례들도 있었다는 게 가정상담소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7월 이후부터는 상담 건수가 다시 예년과 같은 수치로 떨어졌는데, 이와 같은 감소세에 대해 이 팀장은 “코로나19 시기에 가정불화가 발생해서 집을 나올 경우 갈 만한 장소가 딱히 마땅하지 않고, 가해자와 하루 종일 집에 함께 있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상담 신청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한인가정상담소는 24시간 운영하는 핫라인을 통해 피해자들의 피해 사례 신고를 접수받고 있다.핫라인 전화번호: (888)979-3800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