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소비 형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집이 더 이상 거주 공간만이 아닌 재택 근무처로 확대되면서 가구와 가전제품을 더 크고 신형으로 교체하는 소비형태가 주류사회는 물론 한인사회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택 소유주들의 경우 홈오피스로 개조하거나 야외 패티오를 설치하는 등 집수리와 개조 ‘열공’ 또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5일 한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냉장고와 세탁기, 식기세척기, TV 등 대형 가전은 물론 밥통과 공기청정기, 정수기, 가구 등 집 관련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스전자와 텔레트론 등에 따르면 한인들이 냉장고를 더 큰 모델로 교체하거나 추가로 냉장고를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식품을 구입해 보관하는 한인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와 정수기의 경우 대형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와 함께 수돗물 오염 및 식수 부족 사태에 대비해 구입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영화관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TV 시청을 많이 하는 한인 위주로 대형 TV 구입도 활발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LA 한인타운과 세리토스에 매장을 갖고 있는 코리아가구에 따르면 많은 한인들이 홈오피스를 만들거나 집을 리모델링 하면서 소파, 침대와 책상, 식탁 등을 교체하고 있다.
마사지체어 전문 판매업체인 카후나 마사지체어와 바디프랜드 등 업체들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사지체어 판매가 오히려 늘었다며 다양한 홍보와 할인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냉장고 등 일부 인기 가전제품의 경우 주문을 해도 몇 주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는 등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토랜스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올해 서울 시댁을 방문하려고 모았던 돈으로 남편과 상의해 두 번째 냉장고와 함께 공기청정기, 더 큰 밥통을 구입했다”며 “모두 가족의 건강을 보호하고 식생활 개선을 위한 것이어서 잘 구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유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소비형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과 중요성과 함께 먹고 자고 씻는 공간이었던 집이 이제는 생존과 생활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집과 가족에 대한 투자에는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DIY족’(Do it Yourself)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주택수리·건축자재 업체인 홈디포와 로우스가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가전업소 베스트바이 등이 대표적인 수혜 업체로 꼽히고 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