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포스트시즌 벼랑 끝에서 등판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최악의 투구로 조기 강판했다.
류현진은 30일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벌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ALWC·3전 2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홈런 2방 등 안타 8개를 맞고 7실점(3자책점) 했다.
류현진은 2회도 넘기지 못한 채 0-7에서 마운드를 로스 스트리플링에게 넘겼다.
전날 1-3으로 패한 팀을 살리라는 특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경기 시작과 함께 위기를 겪었다.
류현진은 1회 선두 마이크 브로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다만, 브로소가 2루로 뛰다가 좌익수 로우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레이저 송구에 잡힌 건 전화위복이 됐다.
그러나 란디 아로사레나, 브랜던 로의 안타가 연속으로 터져 류현진은 1사 1, 3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4번 타자 얀디 디아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전날 2점 홈런을 친 마누엘 마고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1점을 줬다.
헌터 렌프로의 평범한 타구를 잡은 유격수 보 비셋의 송구 실책으로 이닝을 끊지 못하고 2사 만루 위기에 또 직면한 류현진은 윌리 아다메스를 삼진으로 요리하고 겨우 1회를 끝냈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짧게 스윙하는 전략으로 나선 탬파베이 타선은 2회에 마침내 류현진을 녹다운시켰다. 케빈 키어마이어의 중전 안타에 이어 9번 마이크 주니노가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려 3-0으로 점수를 벌렸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1사 후 아로사레나의 우월 2루타, 한 다리 건너 디아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2루에서 비셋의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나왔다.
류현진은 마고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이번에는 비셋이 제대로 잡지 못해 타자와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다시 만루에서 류현진은 렌프로에게 왼쪽 폴 안쪽에 떨어지는 그랜드 슬램을 맞고 수건을 던졌다.
7실점에 류현진의 자책점이 3점에 그친 건 비셋의 실책 탓이다. 이날 개인 통산 9번째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등판한 류현진은 최소 투구이닝에 최다 실점 기록을 새로 썼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던 2018년 밀워키 브루어스와 격돌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3이닝 5실점 한 것이 지난해까지 류현진의 가을 잔치 최악의 투구였다.
3회 초 현재 토론토는 1-7로 끌려가고 있다. 역전하지 못하면, 토론토와 류현진의 가을 야구는 이것으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