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인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Great Smoky Mountains)에서 야영을 즐기던 40대 남성이 흑곰의 먹잇감이 된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카고 서부 교외도시 엘진에 사는 패트릭 마두라(43)는 지난 11일 오후 7시께 테네시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접경에 있는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 국립공원의 헤이즐 크릭 트레일 인근에서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시카고 언론과 A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등산객들이 캠프장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흑곰이 사람으로 보이는 사체를 먹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공원 관리사무소에 신고했으며, 관리 당국은 14일 피해자 신원을 확인했다.
목격자들은 "방치된 텐트와 훼손된 시신, 이를 먹는 흑곰을 차례로 봤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관리당국은 "곰이 피해자를 해쳤는지, 우연히 시신을 발견했는지 아직 불분명하다"며 "하지만 흑곰이 사체를 먹는 모습을 목격하고 안락사 조처를 했다"고 전했다.
애팔래치아 산맥 남단에 2천115㎢에 걸쳐 있는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은 옐로스톤과 함께 미국 내 최대 흑곰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공원 관리당국은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 원시림에 서식하고 있는 흑곰 개체 수를 1천900마리로 추산했다.
이어 "흑곰은 매우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한다"면서 "미국 국립공원에서 흑곰으로부터 150피트(약 46m) 이내 또는 흑곰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거리 내로 접근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공원 측은 "흑곰과 마주치면 절대 뛰지 말고, 곰을 주시하면서 천천히 뒤로 물러서라. 거리를 차츰 넓혀가면 곰도 그대로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은 193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198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립공원 중 하나로, 지난해 방문객 수는 1천250만 명을 기록했다.
공원 관리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공원 출입을 통제했다가 지난 5월 재개방한 후 평소보다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면서, 캠프장 이용률은 지난 6월 기준, 작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 측은 사고가 난 헤이즐 크릭 트레일과 해당 캠프장(Campsite 82)을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잠정 폐쇄하고,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개방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