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이 보는 가운데 경찰의 과잉총격을 당한 사건 이후 시위사태가 번지고 있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 주방위군 투입 방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미국 거리에서 약탈과 폭력, 그리고 무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3대 불용 원칙을 제시한 뒤 "나의 팀은 방금 에버스 주지사와 전화를 끊었다"면서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가 연방 지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희생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시위가 격화된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대해 "포틀랜드도 이같이 똑같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나는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연방 법 집행관들과 주 방위군을 위스콘신 커노샤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의 의미에서 '법'과 '질서'라는 단어는 대문자로 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주방위군 투입 결정은 27일 후보직 수락연설로 막을 내리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반전의 모멘텀을 구축하기 위해 시도하는 와중에 '법과 질서'의 이미지를 내세워 강경대응에 나섬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차원도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공화당이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당 후보로 공식 지명하기 위해 준비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극좌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프레임을 덧씌워 민주당이 집권하면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식으로 공세를 펴 왔다.
민주당 소속인 에버스 주지사는 위스콘신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로, 현재 커노샤에서는 주방위군 250명이 투입돼 있다.
이와 관련, 커노샤 카운티 이사회는 에버스 주지사에게 주 방위군 2천명을 추가 투입하라는 서한을 보낸 데 이어 26일 다시 1천500명을 보내달라고 2차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전날 에버스 주지사가 500명에 달하는 추가 주방위군 투입을 거부하고 250명 수준에서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위스콘신주에 어느정도 규모의 주방위군이 추가 배치될지는 곧바로 분명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오리건주 포틀랜드 상황에 대해서도 '폭동'으로 규정하며 주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예비군 조직인 주 방위군은 주와 연방 정부의 이중 통제를 받지만, 대통령은 주지사의 동의 없이도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