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 파병돼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한인 장교가 남가주의 유명 자동차 딜러와 차량 판매 속임수 관행을 둘러싸고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OC레지스터에 따르면 현재 미 육군 소령으로 복무하고 있는 에드워드 김(41)씨는 세리토스 지역의 대형 자동차 딜러인 ‘놈 리브스 혼다 수퍼스토어’와 단 1달러를 두고 2년여에 걸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신문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저항세력의 박격포, 로켓, 매복 공격을 받으며 근무했었던 김 소령이 어머니를 위해 구입했던 혼다 CR-V 계약과 관련해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소령은 해당 딜러가 일명 ‘요요’ 파이낸싱 사기라고도 불리는 속임수를 썼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는 차량 할부 파이낸싱 계약이 마무리된 후, 딜러가 뒤늦게 계약상 문제를 발견해 처리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소비자에게 연락해 다시 오게 만들고, 기존보다 더 높은 이자율이나 덜 유리한 조건으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게 만드는 수법이다.
김 소령은 딜러 측이 관행적 속임수를 써 차량 계약을 유리한 쪽으로 조정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딜러 측은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김 소령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월 김 소령은 당시 근무지인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떠나 휴가차 가족들이 있는 애나하임에 와 있었고, 78세 노모를 위해 CR-V를 구매할 예정이었다.
그는 온라인에서 알게된 놈 리스브 혼다 딜러를 찾아갔고, 현역 군인을 위한 할인 혜택이 있는 좋은 파이낸싱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당일 계약했다. 그런데 어머니에게 CR-V 차량을 건넨지 이틀만에 해당 대리점 측에서 연락이 왔다.
대리점 측은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아메리카 혼다 파이낸스에서 신청서를 거절했는데, 자신들의 사무 착오로 인해 가격을 2만 7,825달러에서 2만 7,824달러로 1달러 잘못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다시 대리점으로 와서 재계약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김 소령이 혼다 파이낸스에 직접 연락을 했더니 이 딜러가 파이낸싱 신청서를 제출한 적조차 없었으며, 원래 김 소령과의 계약서에도 서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동시에 딜러 측은 새로운 계약을 체결 해야한다며 김 소령이 아닌 가족들에게도 수차례 원치 않는 연락했으며, 김 소령에겐 서둘러 새로이 계약하지 않으면 군인 할인 혜택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김 소령은 이 딜러가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판단해 이에 응하지 않았고, 딜러 측은 이후 지난해 2월 김 소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딜러 측은 김 소령이 CR-V 페이먼트를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재계약 서류에 서명하지 않음으로써 파이낸싱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류 실수는 의도적이거나 속임수가 아니었다며, 김 소령에게 차량 구매 비용과 변호사 비용을 합한 2만9,500달러의 배상금과 차량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소령 측은 원래 계약대로 비용을 지불하려 했지만 딜러 측이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받지 않겠다고 했다며,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 계약 위반, 군인보호법 위반 등으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김 소령 측은 조사 결과 해당 딜러가 전에도 이러한 속임수적인 관행을 써왔다고 주장했다. 김 소령은 OC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겪은 경험, 육군에서의 복무 경험이 놈 리브스 혼다의 기만적인 관행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한다는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다”면서 “그들의 행동은 내가 파병하는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을 괴롭혔던 저항세력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