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의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미군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측의 주한미군 감축카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WSJ은 미 합참이 전 세계의 미군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잠재적으로 주둔 규모를 축소할 것인지에 대한 광범위한 재검토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구조를 재검토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WSJ은 백악관이 지난해 가을에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을 포함해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철수를 위한 예비적 옵션을 제시할 것을 지시했고, 미 국방부는 같은 해 12월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쟁을 위한 전략과 미군의 순환배치 중요성 등을 반영한 광범위한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미 국방부가 한국에 대한 일부(옵션)를 포함해 상당수의 옵션을 다듬고 이를 백악관에 제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현재의 주한미군은 약 2만8천500명 수준이다.
WSJ은 또 미 국방부의 이 같은 검토는 한미가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이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한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을 공식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독일의 국방비 지출 수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주독 미군을 2만5천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방위비 불만이 독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해당하는 얘기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11일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그리고 독일로부터 군대를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한국에서의 미군의 태세를 변경할 아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검토 결과에 상관없이 한반도에서의 어떤 위협에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WSJ에 말했다.
한 미군 관리는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주한미군의 병력 규모에 대한 검토와 관련해 한국 측 카운터파트에 알렸는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