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익 줄어들면서 은퇴자들 어려움
S&P 500 배당금 1,000억달러 이상 감소
애뉴어티 액수도 30년 새 절반으로
아주 이례적으로 낮은 지금의 금리는 집을 사거나 모기지를 재융자 할 때, 또 차를 리스하거나 학자금 융자를 갚을 때 더할 나위 없이 요긴하다. 대출자격이 된다면 낮은 금리는 더 적은 돈을 쓰면서 더 많은 것을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떨어지는 금리에는 어두운 면이 있다. 낮은 금리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오랫동안 채권을 보유한 사람들이 수익을 올리는데도 기여해왔지만 저축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일이다.
적게 쓰면서 살던지 저축을 많이 축내던지 아니면 주식시장에서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 이것이 지금 많은 이들이 직면해 있는 어려운 선택지들이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에게 이 딜레마는 더욱 심각하다.
“모든 것을 올바르게 처리하면서 알뜰히 돈을 저축해 온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다”고 투자 전문가인 윌리엄 번스타인은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은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인생의 황금기에 돈을 덜 쓰며 살아야 할 처지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인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금리가 낮다는 것이다. 자산의 액수가 많지 않은 사람은 안정적 수입을 얻기 힘들다. 20년 전 6%였던 미국 국채 금리는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1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연 금리는 0.7%도 되지 않았으며 30년짜리도 1.3%가 채 되지 않았다. 만약 당신이 오늘 은퇴해서 100만 달러를 장기 국채에 투자한다면 여기서 나오는 수입이 연 1만3,000달러도 안 된다는 얘기다. 어쩌면 이보다 더 적을 수도 있다. 국채가 안전하긴 하지만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수입은 나오지 않는다.
상황이 바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경제가 나쁜 것이 낮은 금리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취약성은 투자가들의 다른 수입원에도 타격을 입혔다. 배당금도 축소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현금에 쪼들리게 되면서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S&P 500 배당금은 현 경기침체 속에서 25% 내지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들로서는 이번 침체로 총 1,00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의 배당금을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 하락에 더해서 말이다.
저금리는 또 다른 주요 투자수입인 애뉴어티 액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싱글 프리미엄 즉시지급 애뉴어티는 본질적으로 보험 형태의 채권과 같다. 보험사들은 일정액의 현금을 받는 대신 당신이 생존해 있는 동안 일정수입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저금리 때문에 상업적 애뉴어티의 지급액은 지난 30여년 사이 50% 이상 줄어들었다. 내가 사는 뉴욕의 65세 남성의 경우 10만 달러 페이먼트 대가로 받는 월 애뉴어티는 494달러이다. 연 5,928달러이다.
당신은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선물시장은 연준이 단기 금리를 지금보다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럴 경우 실제로는 제로 이하 금리가 된다. 마이너스 금리가 될 경우 당신은 돈을 빌려주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 다른 이에게 이자를 줘야 할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독일과 일본의 많은 채권들에서는 발생했던 케이스다. 이럴 경우는 경제가 정말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4월 14.7%에 도달한 실업률은 6월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밝히고 있다. 일자리는 계속 사라지고 경제는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 대공황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일지 모른다. 간단히 말해 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는다 해도 한동안은 낮은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다. 투자가들로서는 진퇴양난이다.
채권은 과거보다 매력이 떨어졌다. 지난 20년 동안 채권은 많은 카테고리에서 주식시장을 이기며 상당한 수익을 거둬왔다. 정확히 말해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뮤추얼 펀드 투자가들도 혜택을 봤다. 채권의 총 수익은 이자와 채권 가격 상승을 합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되면 이미 채권과 채권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채권이나 채권 펀드를 산다면 장래에 손실을 보게 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채권의 매력이 줄어들면서 일부는 주식투자의 유혹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연준이 금융위기 속에서 금리를 내렸던 이유들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3월23일 이후 연준의 개입은 주식시장을 다시 끌어올렸다. 하지만 주식의 가격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싸다고 할 수 없다. 가지고 있는 자산을 잘 간수하는 게 목적인 사람들이라면 주식에 손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By Jeff So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