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여행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7일 LA 타임스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여행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항공기 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 무역 단체와 항공 제조업체들은 더욱 개선된 기내 청소 시스템과 기내 환기 시스템으로 인해 비행 중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낮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 전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내 저가 항공사들을 대표하고 있는 한 그룹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기내 승객들 간의 좌석 간 거리두기 시행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를 실시하지 않고 승객들을 탑승 시킬 수 있도록 연방 규제당국에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8개 저가항공사 연합인 ‘네셔널 에어 캐리어 연합’은 지난달 일레인 차오 연방 교통국 장관에게 전달한 서한을 통해 항공기 중간 좌석을 비어두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는 것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연합은 만약 임의적으로 항공기 내 수용할 수 있는 승객을 제한하게 된다면 항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요금을 인상할 수 없다면 항공사가 파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서한과 관련 차오 장관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 역시 이번 논쟁에 동참했다.
항공기 승객 권리를 대표하는 단체는 미 교통국이 각 항공사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중간 좌석을 비어두는 것을 의무화 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 허드슨 연방항공청(FAA) 규칙 제정 자문 위원이자 회원수가 6만명이 넘는 항공기 승객 권익단체 ‘플라이어스 라이츠’(FlyersRights.org)의 회장은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더 큰 위험과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항공사들이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승객들을 기내에 꽉 차게 태울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요청은 ‘어리석은 짓’이다”고 말했다. 또한 “연방 규제당국은 모든 항공기 이용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의료 전문가들은 기내에 많은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다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론적으로 승객들 간 기내에서 감염될 위험은 우려하고 있는 것보다는 낮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딘 윈슬로우 스탠프드 대학 메디컬 센터의 감염병 전문가이자 미 공군 소속의 전직 비행 의사는 “항공기를 타고 여행하는 것에 대해 위험 부담이 전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기내에서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윈슬로우 박사와 다른 의료 전문가들은 비행기 안의 공기가 자주 재순환되고 깨끗한 외부 공기와 혼합된 후 여과되는 과정을 계속해서 거치기 때문에 세균과 바이러스가 기내에 머무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거리 비행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승객과 어깨를 마주대고 있는다면 공기흐름 시스템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티모시 부르어 UCLA 데이빗 게펜 의과대학 교수는 “비행기를 타고 비행할 때 다른 승객들과 가까이 있지 않는다면 바이러스 전염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다만, 승객으로 꽉 찬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감염의 위험은 언제든지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