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흥행불패 기록을 써 온 연예계 대표 동안미녀 장나라(39)가 이번엔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고 싶은' 30대 후반 커리어우먼으로 분한다.
tvN 새 수목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는 난임 판정을 받은 육아잡지 기자 장하리가 결혼 없이 아이만 낳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장하리와 얽히고설킨 관계를 형성하는 세 남자로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고준(본명 김준호·42)과 박병은(43), 정건주(25)가 출연한다.
장나라는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생중계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여성의 많은 부분을 얘기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장하리가 제일 앞에 나와 설명하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경력단절, 육아, 워킹맘 등 여성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서 현실적이지 않을까. 내 나이 또래 여성들에게 공감 포인트가 많을 것 같아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장나라는 극에서 아이를 열렬히 희망하는 주인공의 가치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혼주의, 독신주의도 아니고 쭉 일하다 보니까 뜻하지 않게 시집을 못 간 것처럼 안 간 게 됐다"며 "지금도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오락가락하는데 정말 좋은 사람,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건강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만큼 아이를 좋아하진 않았다던 그는 "이 드라마를 하면서 조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면서 "장하리가 워낙 급히 아이를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소동이 벌어지는데 그 과정이 유쾌하면서도 눈물이 나기도 하고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작 '열혈사제', '미스티'에서 강렬한 인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고준은 '오 마이 베이비'를 통해 로맨스에 처음 도전한다.
로맨틱코미디 남자 주인공으로 이전과 색다른 매력을 펼칠 그는 "악역을 너무 많이 한 탓에 캐스팅 얘기가 오갔을 때부터 감사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잘생김을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작진이 혼신을 다해 멋지게 만들어주느라 고생하고 있다"며 웃었다.
드라마 주제가 결혼과 육아에 관한 것인 만큼 제작발표회에선 혼기를 넘긴 배우들의 가치관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장나라는 "각자 삶의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서 어느 게 맞다 틀리다 할 수 없다"고 답했고, 고준은 "원래 비혼주의자고 독신을 지향했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걸 깨닫고 있다. 인생과 배우라는 직업,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은은 "어느덧 40세를 넘겼는데 단지 나이가 찼다는 이유로 결혼을 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소신 있는 대답을 내놨다.
연출을 맡은 남기훈 PD는 "'오 마이 베이비'를 준비하면서 작년 말부터 장나라와 미팅을 했다. '학교 2013' '동안미녀' 조연출일 때부터 장나라의 연기력은 익히 알고 있었다"며 그를 오래전부터 주연으로 점찍어두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남 PD는 "비혼과 비출산 가치관을 가진 분들도 존중한다"며 "우리 드라마는 누군가가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