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움츠렸던 활동 재개되며
인대 손상되는 ‘발목염좌’ 위험↑
자주 접질릴 땐 탈구 동반 가능성
20분 이내 냉찜질 초기 회복 도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움츠렸던 실내외 운동이나 야외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초중고교 개학도 멀지 않았다.
산이나 계단에서 내려올 때, 울퉁불퉁하거나 공사 중인 길을 걷거나 뛸 때, 몸싸움이 심한 축구·농구 등을 하다 보면 발목을 삐끗해 접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걷는 데 별 불편이 없는 경우도 있고 균형을 잃고 넘어지거나 서 있기 힘들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하이힐을 신는 여성도 마찬가지다.
발목 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나 근육이 외부 충격 등에 의해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진 경우로 발목염좌라고 한다. 대부분 발목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꺾이면서 생긴다.
발목염좌는 인대가 늘어났지만 정상적 운동범위를 유지할 수 있는 1도 염좌,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돼 부종·멍과 함께 심한 통증이 있는 2도 염좌, 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경우에 따라 수술이 필요한 3도 염좌 등 3단계로 나눈다.
대부분은 1도 염좌로 붕대압박·냉찜질로 통증을 완화하고 목발·보조기 등을 사용하는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냉찜질은 다치고 나서 1~2일가량, 한 번에 20분 이내로 한다. 출혈·부종이 없거나 호전된 뒤에는 온찜질을 하는 게 혈액순환을 좋게 해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김학준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관절에 손상을 입은 뒤 온찜질을 하면 해당 부위의 혈관이 확장돼 출혈·부종이 심해질 수 있다”며 “관절에 물이 차거나 관절염으로 관절이 붓거나 열감이 느껴진다면 냉찜질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목염좌를 예방하려면 평소 한 발로 서서 균형 잡기, 발목 돌리기 등을 통해 발목 주변의 근력과 유연성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피로하거나 긴장한 상태에서는 강도 높은 운동을 피하고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신는 게 좋다.
발목염좌·긴장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지난해 142만여명이나 된다. 이 중 남자는 50%, 여자는 42%가 10~20대 젊은 층이다. 발목을 포함한 발 부위의 인대가 파열돼 진료를 받은 사람도 14만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당장은 걷는 데 불편해도 ‘며칠 조심하면 나아지겠지’ 하며 파스만 붙이거나 뿌리고 마는 경우가 흔한 것도 사실이다. 바깥쪽 발목을 지지해주는 인대는 비교적 약한 편이어서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도 자주 삐끗하면 인대가 늘어난 채로 불안정하게 덜렁거리게 된다. 발목불안증이라고 하며 발목이 자주 접질리고 삐게 된다. 심한 경우 발목관절 주변 인대가 파열되거나 관절이 빠지는 탈구가 동반될 수 있다. 만성 발목불안증 환자의 30~40%는 발목 바깥쪽에 뼛조각이 발견된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연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 발목을 접질린 경우 성인과 달리 뼛조각이 발견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경우가 많다”며 “발목을 접질린 뒤 부었다면 X선 촬영으로 인대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성인보다 적극적으로 석고 고정 등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목의 기능 회복을 촉진하려면 1~2주 정도 발목관절의 근력과 운동범위를 확대하는 재활운동을 한다. 하지만 3도 염좌, 보존적 치료에도 만성적인 통증이 지속된다면 파열된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원인 모르게 발목이 아프다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상당수가 오래전에 발목을 다친 적이 있거나 자주 삐끗한다고 대답한다”며 “초기에 잘 고정하지 않으면 발목 인대가 늘어나 결국 발목 관절이 불안정해지고 통증 때문에 걷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발목뼈가 부러진 적이 있거나 자주 삔다면 외상성 발목 관절염을 조심해야 한다. 많이 걷거나 운동 후 발목이 시큰거리고 아프며 관절 부위가 자주 붓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 있다면 요주의 대상이다. 발이 비뚤어지기도 한다. 하이힐을 신고 발목을 삔 여성들이 발목 통증을 느껴도 증상이 호전된다고 믿고 방치해 나이 들어 발목 관절염으로 진단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