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엘튼 존 등
온라인 릴레이 콘서트 개최
유튜브·TV 통해 전세계 중계
공연전 1억2,700만 달러 모금
“목숨을 걸고 헌신하는 전 세계 의료·보건 관계자들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으면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어도 음악과 함께라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인 특별한 공연이었다. 지난 18일 장장 8시간에 걸쳐 진행된 온라인 릴레이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은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음악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마음을 맞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공연은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와 싸우는 전 세계 의료진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했다. 1985년 에티오피아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열린 대규모 자선 공연 ‘라이브 에이드’의 온라인판이라 할 만하지만 성격이 조금 다르다. 공연 전 이미 1억2,700만달러를 모았기 때문. 레이디 가가도 이날 공연에 출연해 “이번 공연은 세계 곳곳에 있는 여러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며 “기금 모금 행사가 아니니 지갑은 놔두고 마음 편하게 즐기라”고 말했다.
LA 시간으로 18일 오전 11시에 시작한 이날 공연은 오후 7시까지 이어졌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됐고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마지막 2시간 공연은 세계 각국의 채널을 통해 TV로도 방송됐다.
폴 매카트니, 롤링 스톤스, 엘튼 존 등 전설적인 거장부터 레이디 가가, 빌리 아일리시 등 젊은 팝스타까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부터 K팝 그룹 수퍼엠까지 국경과 장르, 세대를 초월한 100여명의 음악가들이 출연해 사랑과 희망을 노래했다. 세계 의료진의 노고에 대한 헌사와 함께 개인 위생 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독려 메시지도 이어졌다.
매카트니는 비틀스 시절 발표한 ‘레이디 마돈나’를 부르기 전 “코로나19가 세계적 위기인 만큼 우리의 지도자들에게 전 세계의 건강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요구하자”고 강조했다. ‘레이디 마돈나’는 매카트니가 간호사였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만든 곡이다. 냇 킹 콜의 노래로 유명한 ‘스마일’을 부른 레이디 가가는 “바로 지금 우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코로나19와 싸우는 모든 의료진들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며 “잠시라도 여러분을 웃을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연과 맞물려 잔잔한 감동을 준 이들도 있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만든 곡인 ‘순 율 겟 베터’를 불렀고, 그린데이의 빌리 조 암스트롱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기리며 만든 ‘웨이크 미 업 웬 셈템버 엔즈’를 노래했다. <고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