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팀 모두 한 곳 모여 5월 중 시즌 시작
로봇 심판 도입·마운드 방문 금지 등 검토
메이저리그(MLB)가 중립지역에서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MLB와 선수노조는 지난 6일 전화회의를 갖고 30개 구단 전부가 이르면 오는 5월 중에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시즌을 개막하는 안을 협의했다.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중순에 스프링캠프가 중단됐고 2020시즌 개막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에 MLB와 선수노조는 시즌 취소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무관중 경기를 검토하면서 애리조나에서만 경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MLB 30개 구단은 매년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두 곳으로 나눠 스프링캠프를 펼치는데 애리조나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인 체이스필드 인근에 10개의 스프링캠프 구장이 몰려 있다.
유명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애리조나 무관중 경기 계획에 대해 “즉시 경기 일정을 짤 수 있고 체이스필드에서는 하루 3경기를 치르는 ‘트리플헤더’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처럼 ‘애리조나 무관중 경기’ 방안이 검토되면서 ‘경기장 내 거리 두기 아이디어’도 쏟아지고 있다.
ESPN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 사이에서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제안’을 소개했다. 화두는 ‘경기장 내 거리 두기’다.
미국 독립리그에서 선보인 ‘로봇 심판’은 선수와 심판의 접촉을 줄일 수 있다. ESPN은 “전자 장비로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하면 주심은 포수·타자와 거리를 둔 채 전자 장비의 판정을 전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로봇 심판’을 시험할 계획이었다. ‘로봇 심판’의 판정은 야구장에 설치한 레이더가 투수의 공 궤적을 쫓고, 컴퓨터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 뒤 홈 플레이트 뒤에 서 있는 인간 심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눈으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주심이 포수, 타자 가까이 서 있을 수밖에 없다.
투수 코치나 포수의 마운드 방문도 금지할 수 있다. 또 어차피 무관중 경기를 펼친다면 선수들이 좁은 더그아웃에 모여 있지 않고 더그아웃 바로 뒤 관중석에서 거리를 둔 채 경기를 지켜보는 방법도 가능하다.
경기 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한 ‘7이닝 더블헤더’도 꾸준히 제기되는 아이디어다. 메이저리그가 무관중으로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한다면, TV 시청자를 위한 제안이 더 쏟아질 전망이다. ESPN은 “TV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기기 위해 선수들이 마이크를 차고 경기를 치르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도 몇몇 선수가 마이크를 차고 그라운드에 들어서서 경기 중에 중계진과 대화를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직 메이저리그는 개막일을 정하지 못했지만 ‘무관중 개막’이 확정되면 ESPN이 소개한 ‘일시적인 규정’도 구체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