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단체협약에 계약 중지 조항,
시즌 3분의 1 정도 못치를 상황
1995년 파업땐 경기 수만큼 삭감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16일2020시즌 개막을 5월 중순 이후로 연기했다. 당초 3월 26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메이저리그는 미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지난 13일 2주 이상 개막 연기를 결정한 데 이어 추가로 늦췄다. ‘8주간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모임을 자제하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메이저리그 개막이 연기된 건 1995년 선수노조 파업 이후 25년 만이다.
빨라야 5월 중순 이후 개막인데, 이것도 불투명하다.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여러 단장들이 7월말까지 지연될 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고, 밀워키저널센티널의 톰 오드리쿠르 기자는 “7월 4일 개막이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들었다”고 했다. 사실상 팀 당 162경기를 치르는 건 불가능하다. CBS스포츠는 팀 당 최소 48경기에서 최대 97경기를 예년보다 덜 치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즌 단축이 현실화되면서 선수들 연봉도 줄어들 전망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유효한 MLB 노사단체협약 중 부칙 11조에는 국가비상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로 경기가 열리지 못할 경우 계약 중지의 권한이 커미셔너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아직 계약 중지 권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무국은 경기 축소에 따른 선수들의 계약 문제 등 규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연봉을 둘러싼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4월 개막 얘기가 나올 때와 5월 중순 이후로 밀린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시즌의 3분의1 정도를 치를 수 없는 상황에서 감액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시즌 단축으로 구단의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멸을 피하기 위해 구단과 선수 모두의 양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선수노조위원장인 토니 클락이 감액 폭을 두고 MLB 사무국과 협상에서 선수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다. 1995년 파업 당시엔 줄어든 경기 수(162경기에서 144경기로 축소)만큼 11.1% 삭감했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