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시간) 그레미우 아레나에서 열린 브라질축구 캄페오나투 가우슈 경기. 그레미우 선수 전원이 흰 마스크를 쓰고 무거운 표정으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경기를 강행하려는 브라질축구협회를 겨냥해 ‘마스크 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레미우 선수들은 경기 시작 직전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그레미우는 상루이스를 3대2로 이겼다. 하지만 헤나투 포르탈루피 그레미우 감독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멈췄는데 브라질 축구는 멈추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브라질협회는 이 경기 후에야 국내 모든 축구경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캄페오나투 가우슈처럼 주(州) 단위 경기는 지역축구협회의 결정에 맡긴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리버 플레이트 구단이 아틀레티코 투쿠만과의 코파 수페르리가 경기에서 홈구장 문을 열지 않는 방법으로 경기를 거부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현지 인터뷰에서 “리버 플레이트를 싫어하지만 그들의 이번 행동에는 전적으로 지지를 보낸다. 죽을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마라도나는 리버 플레이트의 앙숙 구단인 보카 주니어스의 ‘레전드’다. 아르헨티나협회는 리버 플레이트의 투쿠만전 몰수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남미에서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축구 등 스포츠 일정을 둘러싼 혼란도 커지고 있다.
<양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