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이 ‘리그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손흥민(28)의 소속팀 토트넘은 마지막 반전 기회를 맞았다. 핵심 공격 자원인 손흥민과 해리 케인(27)의 부상 회복 시간을 벌었고, 이들이 4월 중 그라운드에 복귀하게 된다면 남은 9경기 가운데 상당수를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계상 이들이 있을 때가 없을 때보다 승률이 크게 높아져 다음 시즌 유럽 축구 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도 도전해볼 만하다.
15일(한국 시각) 영국 매체 HITC는 손흥민의 훈련 복귀 소식을 전하며 “토트넘으로 선 아주 좋은 뉴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선 매우 중요한 선수고, 휴식기 동안 그의 몸 상태가 회복된다면 토트넘이 4위 안에 시즌을 마무리하는 데 큰 힘이 될 거란 분석도 내놨다. 지난 1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케인은 3월 초 훈련장에 복귀한 상태라 4월 동반 복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사이 이들의 빠른 회복이 이뤄진다면 조제 모리뉴(57) 감독으로선 천군만마를 얻는 셈.
지난달 20일 라이프치히(독일)와 UCL 16강 경기를 시작으로 6연속 무승(2무 4패)의 늪에 빠지며 FA컵 탈락, UCL 탈락에 EPL에서도 8위까지 처진 토트넘이 다음 시즌 UCL 진출권까지는 내다볼 수 있다.
실제 이날 영국 매체 플래닛 풋볼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과 케인이 함께 돌아온다면 토트넘의 승률은 쑥 올라간다. 손흥민과 케인이 2018~19시즌 이후 함께 선발 출전한 42경기에서 토트넘은 22승 5무 15패를 기록, 52.4%의 승률을 보였다. 반면 두 선수가 모두 나서지 않은 15경기에선 2승 5무 8패(승률 13.3%)로 부진했다. 토트넘은 두 선수가 함께할 땐 86골 60실점을, 두 선수가 없을 땐 17득점 24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이 수치만으로 이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만은 볼 순 없지만, 성적 하락과의 상관관계는 충분히 드러난다.
대진 운도 상대적으로 좋다. 남은 상대 9팀 가운데 하락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5위) 레스터 시티(3위)와 한 단계 위인 셰필드 유나이티드(7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토트넘보다 낮은 순위에 있는 팀이다. 여기에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으로 앞으로 2시즌 간 유럽 대항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맨체스터 시티(2위)의 징계 변수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맨시티는 이 같은 UEFA 징계에 불복해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는데, 징계 수위가 낮아지지 않는다면 5위에게도 UCL 진출 기회가 돌아간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