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접촉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뒤 검사까지 받은 끝에 결국 음성 판정을 받았다.
건강 및 감염 우려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일단락됐지만, 외부 인사 접촉이 빈번하고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어젯밤 코로나19에 관해 면밀한 논의 후에 대통령은 (검사를) 진행하기를 선택했다"며 "오늘 밤 나는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마러라고에서 브라질 대표단과 만찬 후 일주일간 대통령은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말했다.
콘리는 전날 밤늦게 배포된 자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체 격리와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우려는 지난달 참석했던 보수단체 행사에 온 한 인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시작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브라질 대통령과 만찬, 8일 모금행사를 포함해 최소 3명의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만 73세의 트럼프 대통령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지만, 그동안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주치의 콘리가 언급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만찬은 지난 7일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당시 만찬 테이블에 앉은 한 인사가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하거나 걱정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검사를 망설였고, 위기 때 완전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약점이 될 수 있어 우려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기자회견에서 검사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결국 검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언론 브리핑 도중 불쑥 "나는 어젯밤 검사를 받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검사 결과에 대해선 "모른다. 하루나 이틀 걸린다"고 답변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아침에야 트럼프 대통령의 검사 사실을 알게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펜스 부통령은 자신이 아직 검사를 받지 않았지만, 브리핑이 끝나면 곧바로 주치의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 전 발열 검사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체온이 얼마였냐는 질문을 받자 "완전히 정상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들도 브리핑 전 발열 검사를 받아 한 명이 입장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만일을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 펜스 부통령과 밀접하게 접촉한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국가비상사태 선포 회견 때 참석자들과 악수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원래 악수를 좋아하지 않지만, 정치인이 된 뒤 거의 습관이 됐다고 해명한 뒤 "사람들이 내게 걸어오고 악수를 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일종의 자연스러운 반사작용"이라면서도 "악수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견 도중 자신이 연단의 마이크를 건드린 것도 문제 삼는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 자기보다 키가 작은 사람이 마이크로 발언할 수 있도록 배려한 행동인데도 "대통령이 마이크를 건드렸다"고 지적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대형 마트에 몰려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상황이 나아질 때…"라며 "사람들이 가서 물건을 사고 있다. 나는 그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