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국적 선수로는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신인왕이라는 역사를 쓴 임성재(21)가 마침내 자신의 생애 PGA 투어 첫 우승을 일궈냈다.
임성재는 1일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25야드)에서 끝난 PGA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이날 4라운드에서만 4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 합계 6언더파로 캐나다의 맥켄지 휴스를 1타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승리를 경험했다. 현재 만으로 21세인 임성재는 혼다 클래식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자신의 50번째 PGA 투어 무대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는 최경주(50·8승), 양용은(48·2승), 배상문(34·2승), 노승열(29·1승), 김시우(24·2승), 강성훈(32·1승)을 이어 한국인 7번째로 PGA 투어 우승자 반열에 올랐다.
임성재는 이날 마지막 라운드 1번 홀부터 5번 홀까지 버디를 무려 4개나 쓸어담으며 최고의 출발을 보인 뒤 7번 홀 파3에서 아쉬운 보기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반 9홀을 3언더파로 마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어 11번 홀에서 기분 좋은 버디를 잡았으나 12번과 13번 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기록해 한때 선두에서 밀려났으나 이번 대회의 최고난도 코스인 15∼17번 홀의 ‘베어 트랩’에서 버디를 2개나 기록하며 승세를 완전히 굳혔다. 임성재는 전날 3라운드에서는 베어 트랩에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고전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15번과 17번 홀을 깔끔한 버디로 마무리하는 멋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파 세이브를 하며 단독 1위로 경기를 마친 뒤, 17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의 추격을 부리치고 감격적인 우승을 확정했다.
플리트우드는 베어 트랩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임성재에 1타차로 따라붙었다. 이에 따라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 임성재와 동률이 돼 연장전에 돌입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플리트우드가 친 타구가 18번 홀 그린 옆 물에 빠지면서 임성재의 우승이 결정됐다. 이를 클럽하우스에서 지켜보던 임성재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캐디와 함께 우승을 자축했다.
안병훈(29)은 3라운드까지 이븐파 210타로 공동 14위를 달리며 마지막 날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타진한 뒤 마지막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기록하며 최종 5위의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경훈은 4오퍼바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날 PGA 첫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는 떡잎부터 남달랐다. 183㎝의 키에 몸무게 90㎏의 건장한 체격인 임성재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4살 때 제주도로 이사,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중·고교 시절 충남 천안 골프 아카데미에서 골프를 배운 그는 천안고를 나와 한국체대에 진학했다.
2014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를 지냈고 2015년 프로로 전향, 그해 10월 한국프로골프(KPGA) 챌린지 투어 12회 대회에서 우승하며 2016년 1부 투어인 코리안투어로 진출했다. 2016년부터 2년간 한국과 일본 투어 생활을 병행한 그는 국내에서는 2017년 9월 티업 지스윙 메가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고, 일본에서도 2017년 10월 마이나비 ABC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8년부터 미국으로 진출, 첫해 2부 투어를 평정하고 지난해 1부 투어 신인상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1990년 제정된 PGA 투어 신인상 부문에서 아시아 국적의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지난해 임성재가 최초였다. 2012년에 재미 한인 존 허가 신인상을 받은 사례가 있으나 그의 국적은 미국이다.
지난해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석권한 임성재는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했다. 작년에 35개 대회에 출전해 26회 컷을 통과했고 이 가운데 25위 이내의 성적을 올린 대회가 16차례나 됐다.
<로스앤젤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