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은퇴를 발표한 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는 테니스는 물론 스포츠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 선수다.
샤라포바는 현역 시절 메이저 대회에서 다섯 차례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르는 등 경기력도 뛰어났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7일 “샤라포바가 대회 출전 상금과 초청료, 후원 계약 등을 통해 벌어들인 총수입은 3억2,500만 달러에 이른다”며 “이는 3억5,000만 달러의 서리나 윌리엄스에 이어 여자 선수로는 전 종목을 통틀어 2위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보도했다.
대회 출전 상금만 따지면 윌리엄스가 9,271만5,122달러, 샤라포바는 3,877만7,962달러로 5,400만 달러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회에서 번 상금을 제외한 초청료, 후원 계약 액수는 오히려 샤라포바가 윌리엄스보다 더 많다.
상금을 뺀 수입은 샤라포바가 2억8,600만 달러 정도가 되고 윌리엄스는 약 2억5,7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역시 ‘러시안 뷰티’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샤라포바가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종목의 ‘아이콘’과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006년 샤라포바의 후원사인 나이키가 제작한 광고는 샤라포바의 이런 특징을 잘 보여준다. 샤라포바가 호텔에서 경기장까지 이동하는 사이에 그가 지나치는 호텔 도어맨, 팬과 다른 선수들, 코트 경호원, 심판, 사진 기자 등이 모두 ‘예쁘다’를 외치지만 센터 코트에 들어선 샤라포바가 특유의 괴성과 함께 내리꽂은 샷은 엄청난 속도로 코트를 가로지르고 경기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는 내용이다.
샤라포바는 높은 인기를 앞세워 나이키 외에도 태그호이어, 캐논, 모토로라, 콜게이트, 랜드로버, 펩시, 소니, 에비앙, UBS, 헤드, 포르셰 등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1월 호주오픈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이후 일부 후원 업체가 샤라포바와 선을 그었지만 그는 2019년 포브스 조사 여성 선수 수입 순위에서도 7위에 오르며 변함없는 ‘마케팅 파워’를 자랑했다.
사탕 회사인 ‘슈가포바’를 설립해 사업가로서 면모도 과시한 샤라포바는 은퇴 후 상금 수입은 없어도 각종 후원 및 초청료 등으로 막대한 수입을 계속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