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이 가장 ‘류현진다운 투구’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적 후 첫 등판을 소화했다.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던진 첫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허용했지만 특유의 위기관리와 볼넷 억제 능력도 과시했다.
류현진은 27일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 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고 1실점 했다. 삼진은 2개를 잡았고, 사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솔로포를 허용한 건 아쉬웠지만, 실점 위기를 넘어가는 침착한 투구를 했고, 홈런을 맞은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투구 수는 41개로 많은 편이었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초 첫 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타자 트레버 라르나크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렸다.
그러나 ‘토론토 1선발’ 류현진은 주자가 쌓여도 당황하지 않았다. 윌리언스 아스투딜로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홈으로 향하던 케이브는 태그아웃됐다. 토론토는 내야 수비가 원활하지 않아 1사 2, 3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류현진은 자신의 힘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브렌트 루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로이스 루이스를 3루 땅볼로 요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첫 타자 트래비스 블랜켄혼을 2루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잰더 비엘에게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비엘은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마이너리그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24홈런을 치며 힘을 과시했고, 시범경기에서 2019년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작렬했다.
류현진은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질베르토 셀레스티노를 삼진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잭 라인하이머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이날 토론토 타선은 4안타에 그쳤지만, 경기 막판 힘을 내 3-3 무승부를 이뤘다. 3회 말에 나온 리즈 맥과이어의 홈런으로 1점을 얻은 뒤 타선이 침묵했던 토론토는 1-3으로 뒤진 9회 2사 만루에서 케빈 스미스가 2타점 적시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젊은 타자들의 침묵은 아쉬웠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2타수 무안타 2삼진, 보 비셋이 3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젊은 타자들이 류현진을 돕지 못했다.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첫 시범경기를 치른 류현진은 앞으로 투구 수와 구속을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토론토는 류현진을 1선발로 예우한다. 류현진 자신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몸을 낮추지만, 3월27일 개막전 선발 등판도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