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기업 모더나, 4월말 20여명 대상 임상실험 예정
코로나 유전자 서열 확인… NIAID와 연구 개발
“빠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 가능” 전망도
매사추세츠의 바이오 회사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케임브리지 시에 위치한 제약기업인 모더나 사는 지난 24일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 노우드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샘플을 워싱턴 DC 소재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 NIAID)에 임상실험을 위해 보냈다고 밝혔다.
모더나 사측은 지난 1월 부터 전염병준비 혁신연맹(Coalition for Epidem ic pparedness Innovations, CEPI)의 펀드 지원을 받아 신종 코로나의 유전자 서열을 확인하고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개발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연구를 시작한 지 42일 만에 백신 개발을 완료했으며 오는 4월 말에 실험자 2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계획대로 4월에 임상 시험이 가능하다면 이 백신은 개발 시작 이후 3개월 만에 임상 시험이 시작되는 것인데 이는 매우 빠른 속도다. 일례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발생 시 백신의 개발 시작에서 임상 시험까지는 총 20개월이 소요되었었다.
NIAID 측은 "우리와 모더나, 그리고 CEPI의 발빠른 협력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석 달 만에 첫 임상시험을 한다는 건 의심할 것 없이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밝혔다. 모더나 사의 후안 안드레스 연구팀장은 “우리가 가진 노우드 소재 공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거기서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단시간 내에 임상실험 단계에 이를 수 있는 고품질의 백신의 생산이 가능했었다"고 밝혔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기술 발달로 유행병에 대한 백신 개발 시간이 단축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가장 최신 기술은 플랫폼 기술로, 새로운 병원균의 유전자 정보에 맞춰 블록을 쌓듯 백신을 만드는 방식이다. 모더나는 이런 방식으로 연구 시작 한 달 만에 500병의 백신 샘플을 생산해 내었다.
하지만 백신이 상용화될 수 있기까지는 여러 관문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임상 시험 이후에도 후속 연구와 허가 절차 등을 거쳐야 하고 두 번째 임상 시험에선 그 대상을 광범위하게 늘려 수천 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해야하는데 여기에만 길게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나 빠르면 올해 안에 백신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24일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2,595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모두 29개국에서 총 23명의 환자들이 사망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으로 급속도로 퍼지는 것을 막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신 개발은 이외에도 미국 뿐 아니라 영국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도 중국 바이오 회사인 클로버 바이오 파머수티컬과 함께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버 바이오 파머수티컬의 백신 개발에는 중국 재벌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연구 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쓰 주 내에서는 24일 현재까지 중국 우한을 여행하고 들어온 유매쓰 보스턴의 중국인 유학생 한명을 제외하고는 감염된 환자가 없는 상태이다. 매쓰 주 보건부는 현재 지역 감염의 위험성은 낮은 상태라고 밝혔다.
<박성준 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