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정치 분쟁,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영향을 받더라도 주택 시장이 올해 미국 경제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CNN 비즈니스가 전망했다. 고용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세와 낮은 이자율로 지난해 주택 구입 여건이 상당폭 개선됐고 이에 따라 주택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경제 회복에 ‘청신호’라는 분석이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피닉스, 탬파, 샬럿 등의 도시에서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 건설 업계도 잇따라 좋은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대형 주택 건설 업체 ‘레나’(Lennar)의 스튜어트 밀러 대표는 최근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회의에서 “불안한 국제 정세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 국내 상황 등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라며 “안정적인 경제 여건과 고용 시장 상황에 고객들의 높은 신뢰도가 감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 주택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레나의 주가는 무려 약 40%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1월 초 좋은 실적 발표 이후 약 1% 상승한 바 있다. 주택 건설업 관련 업종들로 구성돼 전반적인 건설 업계 경기를 보여주는 S&P 홈 빌더 ETF 역시 지난해부터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S&P 홈빌더 ETF는 대형 주택 건설 업체와 홈디포, 로우스와 같은 주택 건축 자재 할인 업체, 건축 자재 공급 업체 월풀과 오엔스 코닝 과 같은 업체의 주식들로 구성된 인덱스 펀드다.
또 다른 주택 건설 업체 KB 홈의 주가는 지난해 무려 약 75%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KB 홈의 판매 실적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약 19%와 약 34%씩 급등할 전망이다. 록카펠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바피스 디렉터는 “연방 준비 제도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실시한 것이 주택 시장 강한 회복세의 원동력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맥의 집계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모기지 이자율은 약 3.72%(30년 고정)로 1년 전 약 4.51%에 비해 거의 약 1% 포인트나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피스 디렉터는 “낮은 이자율이 주택 시장 회복세를 돕고 있다”라며 “실업률이 낮고 임금 인상 전망도 밝아 올해 주택 시장 성장 여지가 여전히 많다”라고 전망했다. 커멘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런 최고 투자 책임자도 “지난해 주택 건설업계 신뢰도가 기록적으로 상승했고 신규 주택 판매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라며 “주택 시장 상황은 향후 소비자 지출을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로 올해 소비자 지출 전망이 매우 밝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주택 시장 회복세로 주택 금융 분야의 전망도 한층 더 밝아졌다. TIAA 뱅크의 크리스 개프니 대표는 “낮은 이자율이 지속되면서 융자 수요가 급증할 전망으로 모기지 대출 기관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업체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스콧 클레몬스 투자 전략가는 “주택이 소비자 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주택 시장 상황에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좌우된다”라며 “주택 시장이 올해 경제 회복세의 ‘순풍’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