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사운드 아티스트 청각장애 크리스틴 선 씨 가수 데미 로바토와 출연
선천적 청각장애를 가진 남가주 오렌지카운티 출신의 한인 예술가가 전 세계 1억여 명이 시청하는 수퍼보울에서 수화로 미국 국가를 연주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사운드 아티스트인 크리스틴 선 김씨다. 소리 예술가로 불리는 그녀는 선천적으로 두 귀가 모두 들리지는 않지만 ‘소리’를 활용하는 예술가 중 최고라는 찬사가 항상 뒤따라 다닌다.
장애라는 장벽을 넘어서 소리 예술가로서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김씨는 2일 오후 3시30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락 스테디엄에서 화려하게 개막되는 제54회 수퍼보울에서 미국의 수퍼스타 가수인 데미 로바토의 미국 국가 제창 때 함께 나와 수화로 통역할 예정이다. 그녀의 손짓 하나하나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오렌지카운티에서 태어나서 자란 김씨는 로체스터 공대를 나와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출판업계에서 수년간 근무하는 등 평범한 커리어를 쌓아오다 지난 2008년 소리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으로 채워진 독일 베를린의 한 박물관을 방문했다 충격을 받고 사운드 아티스트로 전향했다.
청각장애를 지닌 김씨가 ‘소리’를 소재로 예술적 영감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았으나 그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표정에서 ‘소리’를 읽어냈고, 그것을 예술로 표현해냈다.
그녀가 가진 천부적인 예술성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은 지난 2013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으며, 김씨의 천재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지는 등 장애를 가진 한 여성이 소리로 표현한 예술작품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선천적 청각장애로 태어난 김씨의 성공 이면에는 독립성을 강조한 부모님의 교육의 힘이 컸다고 한다. 김씨의 부모님은 듣지 못하는 딸이 자신의 일들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양육했고, 이러한 부모님의 남다른 철학으로 자연스럽게 혼자 헤쳐 나가는 법을 배우게 됐다는 것이다.
장애라는 장벽을 넘어서 소리 예술가로서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김씨가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 ‘수퍼보울’에서 수화로 미국 국가를 전달하는 장면이 올해 수퍼보울을 더 큰 감동의 무대로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