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돌아오신 걸 환영해요!”
22일 LA국제공항(LAX)에 과테말라 출신의 한 남성이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여성 세 명은 눈물을 흘리며 손을 세차게 흔들었다. 이들은 서로를 껴안고 한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족분리 정책으로 생이별을 겪은 에스빈 페르난도 아레돈도와 그의 가족들은 22일 LAX 공항에서 1년 반 만에 재회했다.
지난 2018년 5월 이래 처음으로 가족들과 재회한 아레돈도는 눈물을 보이며 “가족들과의 생이별은 누군가 내 몸의 일부를 앗아간 느낌이 들만큼 괴로운 일이었다”고 LA타임스를 통해 털어놓았다.
그의 부인과 세 딸은 “이날만을 기다렸다”며 아레돈도의 손을 꼭 부여잡았다. 디즈니의 분홍 스웨터를 입고 그를 마중 나온 막내딸 앨리슨은 “아빠를 드디어 만나 행복하다”며 아빠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 미 남쪽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적으로 입국한 가족에 대해 부모를 기소하면서 미성년 자녀와 격리 조치하는 무관용(zero-tolerance) 이민정책을 펼쳐 이민자 가족들을 생이별하게 했었다.
신문에 따르면 무관용 정책으로 인해 적어도 471명의 부모가 수천여명의 자녀들과 격리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이 언제 어떻게 부모와 재회하게 될지 구체적 일정과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연방법원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이민정책으로 인해 가족들과 격리된 11명의 국경횡단자 부모들의 재입국을 명령했다.
연방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민 부모로부터 강제로 아이들을 분리하는 것은 헌법상 정당 절차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추방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해당 부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망명 관련 서류에 강제 서명해 추방을 받아들이게 했다”고 비판했다.
22일 LAX 공항에는 과테말라로 추방된 11명의 부모 중 9명이 미국으로 재입국했다.
이날 공항에 나온 지미 고메즈 연방 하원의원은 “이 문제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격리조치돼 생이별을 겪고 있는 수많은 부모와 자녀들이 있다는 사실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