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수용 반대
미 교단분리에 맞춰
교회건물 유지 합의
동성애 수용 문제를 두고 내부 갈등을 빚어왔던 연합감리교단(UMC)이 결국 교단을 분리하기로 결정(본보 1월 8일자)한 가운데 동성애 수용에 반대해 온 이 교단 소속 한인 교회들이 대거 UMC 교단에서 독립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연합감리교단은 미국에서 두 번째 신도수가 많은 개신교단으로 이 교단 소속 한인 교회는 LA 지역 28개를 포함해 미 전국에서 3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UMC 교단 소속 서부지역 한인 연합감리교회 평신도 임원회(회장 안성주 장로)는 한인타운에서 현 교단 분리와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안성주 회장은 “LA 지역 28개 UMC 소속 1세대 한인교회들은 대부분 동성애 수용에 반대하고 있어 한인 교회 대다수가 새로운 분파로 독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미 전국의 UMC 소속 한인 교회 350여개 교회들 중 대다수가 우리와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평신도 임원회측에 따르면, 지난해 이 교단 소속 교회들의 평신도 대상 설문조사 결과 94%의 한인 교인들이 교회의 동성결혼 예식과 동성애자 목사안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7~8월 평신도 9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인 교인 79%가 UMC 교단이 동성결혼과 동성애자 목사안수를 시행할 경우, 교회가 교단을 떠나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UMC 교단측은 그간의 동성애 갈등이 해소되지 않자 최근 동성 결혼과 동성애 성직자 허용에 반대해 온 보수 성향의 교회들이 별개 분파로 독립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단 소속 개별 교회들은 교인 전체 투표를 거쳐 교단 탈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동성애 지지 교회측은 교단 탈퇴 투표 기준을 68%로 주장한 반면, 반대측은 51%로 맞서다 결국 교인 투표에서 57%가 찬성할 경우, 교단 탈퇴를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동성애 수용을 반대해 온 한인 교회들은 교인 전체 투표에서 57%의 지지가 나올 경우 교단 탈퇴가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안성주 회장은 “이번 교단 분리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동성애를 반대해 온 개교회들이 교단을 떠나더라도 교회 건물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을 떠날 경우 개별 교회의 건물은 통상 교단으로 환수되지만, 이번 동성애 갈등으로 인해 교단을 떠나는 경우에는 교회 건물을 개교회가 유지할 수 있게 양측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대신, 분리된 신설 교단은 기존 교단 자산을 포기하기로 했으며, 기존 교단은 신설 교단에 4년에 걸쳐 2,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