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조지타운에 위치한 ‘오크 힐 묘지’에 1890년에 안장된 한인 이화손의 무덤이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화손(Ye Washon)은 대한제국공사관 4대 공사 이채연의 아들로 1890년 10월 12일 워싱턴에서 태어났다.
이채연 공사는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 참석했으며 조선에 돌아가 한성판윤(지금의 서울시장), 한성전기회사 사장을 역임했었다.
당시 미국 신문(이브닝월드, 1890년 10월 13일)에 ‘미국에서 태어난 첫 조선인’이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으나 생후 2개월 만에 습진으로 사망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공사관 건물주였던 펠프스가문의 도움으로 12월18일 조지타운 가족묘지에 묻히게 됐다.
당시 한국에서는 일 년이 되기 전에 죽은 아이는 족보에 올리지 않아 생후 2개월 만에 숨진 이화손은 아무런 기록도 없이 사라질 뻔 했으나 대한제국공사관 복원 과정에서 한종수 학예사의 노력으로 국무부 기록에 남아있던 무덤의 존재를 확인하게 됐다.
지난 2018년 묘비를 찾아 재정비하던 가운데 묘비 뒤에 한글로 새겨진 ‘조선 니화손’이라는 글자가 드러나게 됐다. 대한제국공사관(관장 김상엽)은 오는 17일 이화손의 129주기 기일을 맞아 묘지를 방문해 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