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독립운동 사료
한국 대여 앞두고
정리·분류작업 본격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산실이던 ‘대한인 국민회관’ 유물 2만여점을 한국 독립기념관으로 대여해 보존·전시하는 한인 이민역사상 최대의 유물 이송 작업이 본격화됐다.
19일 한국 독립기념관측은 오는 21일 유물 2만여점 이송식을 앞두고 자료부 소속 전문 연구관 3명을 LA로 파견해 대한인국민회관에서 유물 2만여점에 대한 본격적인 검수 및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대한인 국민회관에 보관된 2만여점의 유물 확인 작업에 나선 독립기념관 연구관들은 한국으로 대여되는 유물 및 사료들이 한인 독립운동사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연구되지 못했던 미주 한인사 연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는 획기적이고 다양하고 역사적 사실들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립기념관 산하 한국 독립운동사 연구소의 이현희 연구원은 “지금까지 미주 독립운동사 연구는 부족한 자료 때문에 1919년, 1920년 시점을 위주로 연구가 됐었는데, 이번에 한국으로 보내질 자료 등을 통해 30년대, 40년대 국민회가 독립운동기관 뿐만 아니라 한인회의 전신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했는지 살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독립기념관 측에서 파견된 연구원 3명은 대한인국민회의 역사 유물과 사료들을 한국으로 보내기에 앞서 수량 파악 및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의 김영임 자료부장은 “최근 USC의 디지털 보존화 작업이 완료돼 돌려받은 대한인국민회의 유물과 사료들의 수량 파악 및 시기별, 주제별로 정리하고 있다”며 “해당 사료들은 한국에 도착한 후 중요도와 훼손 정도 등을 감안해 우선 순위에 따라 보존처리 기관에 맡겨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국으로 보내지는 2만여점의 역사 유물과 사료는 국민회관 기념관 공사 당시 다락방에서 발견된 것들로 수년째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1층 임시 보관소에 방치됐었다.
그러다 기념회측과 USC 동아시아 박물관의 위탁보존화 결정에 따라 지난 2년 간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 작업이 진행됐다. USC 동아시아 박물관측이 지난해 12월까지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 작업을 마치고 올해 3.1 운동 100주년에 맞춰 유물을 일반에 공개한 바 있다.
유물과 사료는 1900년대 초기부터 최근인 1970년대까지 사용되던 태극기와 일제강점기 서울 전경 사진, 공립신문·신한민보 원본 및 축쇄판, 독립운동 자금 입금대장, 대한인국민회관 낙성식 휘호, 1920년대 미주한인 호적인 ‘재미동포 인구등록’, 한인 이민초기 한글 교과서, 개인 서신 및 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대한인 국민회관 미주 한인 이민사 유물 및 사료는 지난 2003년 발견된 이후 한국 정부 위탁보존과 남가주 보관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두고 소송으로 번지는 등 팽팽히 맞서오다 2016년 1월 한국 독립기념관에 조건부 대여 보존 합의에 극적으로 도달했다.
유물관리 위원회는 당시 합의서에 따라 한국 독립기념관이 모든 이관비용을 부담해 유물과 사료를 한국에 전시 및 복원작업을 거쳐 미주 독립운동사 연구 자료로 활용하도록 명시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