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성인데이케어센터 회원 유치경쟁 도 넘어
등록할때마다 현금… 2~3개월마다 계속 옮겨다니기도
‘명백한 사기’…현금수령 적발되면 메디케이드 박탈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K모(77)씨는 몇 달 전 지인으로부터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모 어덜트 데이케어센터에 등록을 해뒀는데 출석하지 않아도 매달 200달러를 용돈 명목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하던 K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7년간 다니던 데이케어 센터를 떠나 지인이 말한 데이케어센터에 등록했다, 그리고, 실제로 한달 뒤부터 현금 200달러를 매달 정기적으로 받아오고 있다.
#뉴저지의 L모(73)씨는 올해 벌써 3차례나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를 갈아탔다. 데이케어 센터를 옮길 때마다 현금으로 100~200달러씩을 손에 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B씨는 “신규 회원으로 등록할 때 돈을 주는 데이케어가 많다보니 2~3개월 마다 데이케어를 옮겨다니는 사람이 많다”며 “자식들도 용돈을 주지 않는데 데이케어에서 현금을 챙겨주니 오히려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메디케이드를 보유한 한인 노인들을 돌보는 한인 어덜트 데이케어센터들간 회원 유치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등록만 하면 출석하지 않아도 매달 수백 달러의 용돈을 지급하고 있는가 하면 신규 회원들에게 현금을 쥐어주는 방식으로 다른 데이케어에서 회원 빼오기 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그동안 한인사회에서는 일부 데이케어 센터들 경우 회원들의 출석률 제고를 위해 개근상 명목으로 상품 또는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소개비 명목으로 50~100달러씩을 지급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전해져 왔지만, 이처럼 출석을 하지않아도 매달 현금 200~300달러씩을 지급하거나 신규 회원들에게 돈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덜트 데이케어센터는 노인들에게 각종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주정부로부터 노인 1명당 하루 80~90달러씩 메디케이드 예산을 지급받고 있다.
데이케어 입장에선 회원으로 등록된 노인의 숫자와 또 회원들의 출석일수가 수입과 비례하기 때문에 앞다퉈 회원 가입을 늘리고, 출석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이용해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행동이 명백한 ‘메디케이드 법 위반’, 즉 사기로 규정돼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일부 데이케어 센터들처럼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도 않은 채 출석부를 속여 가며 메디케이드 예산을 타내고 있는 행각은 심각한 실정법 위반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데이케어센터 관계자는 “불법까지 동원해가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회원 유치 경쟁 때문에 수십 명의 직원을 두고 운영하는 데이케어 센터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회원들이 감소하다 보면 울며 겨자먹기로 불법에 가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어덜트 데이케이 센터들의 불법 운영을 조장하는 한인 노인들도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데이케어 센터 관계자는 “일부 한인노인들은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를 돌아다니며 ‘현금을 얼마까지 줄 수 있냐’고 노골적으로 물어보며 흥정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적발되면 메디케이드 수혜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주와 뉴저지주정부는 이같은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의 메디케이드 사기행각을 뿌리 뽑겠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권고하고 있다. 신고:뉴욕주 메디케이드국 감사실 877-873-7283, 뉴저지주 검찰청 609-292-1272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