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95) 전 미국 대통령이 낙상으로 14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고도 빈곤층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행사에 참석했다고 AP통신이 6일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낙상으로 왼쪽 눈이 멍들고 눈썹 위로 14바늘을 꿰매는 큰 상처를 입었다. 1924년생인 그는 이달 1일 95번째 생일을 맞았다.
고령임을 고려하면 안정이 필요했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저녁에 테네시주 내슈빌 라이먼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해비타트 행사에 아내 로잘린(92) 여사와 함께 참석해 자원봉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11일까지 계속되는 그의 36번째 집짓기 프로젝트를 앞두고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해비타트 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며 일반 자원봉사자로 30년 넘게 참여해왔다.
그는 병원에서 14바늘을 꿰매야 했다면서 "그렇지만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있었고, 그 일은 여기 내슈빌에 와서 집을 짓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팀의 모자를 쓴 카터 전 대통령의 왼쪽 눈은 부풀고 멍들어 있었고 눈 위에는 하얀 붕대가 붙어 있었다.
사회를 맡은 컨트리 가수 가스 브룩스와 트리샤 이어우드는 카터 전 대통령 부부를 가장 열심히 일하는 자원봉사자라고 소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사회자에게 가벼운 농담을 건네고 야구 이야기도 하는 등 건강이 괜찮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015년 1년간 투병 끝에 암을 이겨냈던 그는 올해 5월에는 야생 칠면조 사냥을 준비하던 중 넘어져 엉덩이뼈 골절 수술을 받는 바람에 걷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고향에서 일요일마다 교회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재선 실패로 1981년 백악관을 떠날 때만 해도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란 말까지 들었지만, 퇴임 후에는 외교 성과가 재평가되고 미국 언론으로부터 가장 이상적인 전직 대통령의 삶을 살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