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센터 연례보고 대회서
로잘린 여사도 트럼프 비난
"인종차별주의 조장했다"
지미 카터(94) 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작심 비난하고 나섰다.
카터 전 대통령은 16일 카터 센터 연례보고 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은 재앙”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깊은 반감을 표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 나왔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는 샌더스에 투표를 했지만 이번에는 누구를 지지할 지 아직 모르겠다”고 운을 뗀 뒤 “내 주요 관심사는 누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가”라면서 이 같은 발언을 이어 갔다.
그는 지난 6월에도 공개석상에서 트럼프를 비난해 주목을 받았었다. 당시 그는 “트럼프가 2016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의 선거 개입 덕분”이라면서 트럼프 정부의 정통성을 비난해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적이 있었다.
이날 행사에 같이 참석한 카터 전 대통령 부인 로잘린(92) 여사도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를 유발시켰다며 남편과 함께 트럼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은 “80살에 대통령직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대선 주자의 나이 제한을 언급해 또 다른 관심을 받았다. 헌법상 여전히 대권 재도전이 가능한 만큼 오는 2020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검토해봤느냐는 청중의 짓궂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에 웃음을 지으며 "나이 제한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내가 딱 80살, 지금보다 15살이 적다면 대통령으로서 경험했던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은 고령의 민주당 대선 주자들인 조 바이든과 버니 샌더스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었다. 바이든과 샌더스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임기 도중에 80세를 넘기게 된다. 또한 로널드 레이건이 세운 최고령(77) 현직 대통령의 기록도 깰 수 있다. 결국 나이는 바이든이나 샌더스 뿐만 아니라 트럼프에게도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