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요인 감소 주장 불구
0.25%p 인하 전망 우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이 금리 결정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최근의 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하면 연준의 서둘러 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할 요인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 때문이다. 반면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커진 데다 지구촌 경제의 주요 변수중 하나인 유가의 변동성도 확대돼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지면 추가 금리 인하의 또 다른 근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1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36.5%로 상승했다. 1개월 전 0%, 1주일 전 5.4%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CNBC 방송은 유가 급등으로 글로벌 리스크는 커졌으나 미국의 경제지표 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미중 간 갈등 완화 조짐,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전망 등을 고려하면 연준이 지난달보다는 덜 완화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등에도 이달 17∼18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63.5%로 동결 전망보다 크게 우세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서 "무엇보다도 지금 유가가 치솟고 있다. 큰 폭의 금리 인하와 부양책!"이라며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오일쇼크'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에너지 생산량이 셰일가스 혁명으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해 유가 상승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 미국 내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지고 서비스 부문 비중이 확대되면서 유가와 인플레이션 간 연결고리도 약해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소비자와 일부 기업이 물가 상승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에너지 기업들이 유가 상승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줄리아 코로나도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 설립자는 "유가 급등의 주요 역할은 지정학적 환경이 얼마나 우려스럽고 불확실한지 일깨워주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는 점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기에 연준은 리스크를 과장하거나 혼란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