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콘도와 아파트 시장은 지금 부대시설 전쟁 중이다. 수영장, 놀이방, 요가 스튜디오 등은 이제 기본이 되면서 개발업자들은 보다 호화로운 시설들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수백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할 부자 구매자들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예를 들면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50층의 식당. 보스턴의 개발업체가 만든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에 뒤지지 않기 위해 뉴욕의 콘도는 54층에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주민들이 자신의 셰프를 데리고 가서 직접 조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수백만 달러 콘도 판매 주춤하면서
개발업자들 고객 눈길 끌 호화시설에 올인
수영장, 요가 스튜디오, 전망 좋은 식당 등
호화 콘도와 아파트 시장이 주춤하면서 개발업자들이 이들 수백만 달러 유닛들에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점점 사치스런 특별한 시설과 서비스들을 추가하고 있다.
뉴욕에서 초호화 콘도 가격은 지난 2016년 정점에 달한 후 하향세이다. 개발업자들은 점점 더 크고 더 고급스런 콘도를 건축하려는 데 반해 그걸 사려는 구매자 숫자는 줄어들면서 최고급 콘도 시장에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 주택들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개발업자들은 초호화 시설에 집중하고 있다. 비싼 콘도일수록 이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시장에서건 부대시설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판매가 저조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부동산 감정 및 컨설팅 회사의 대표인 조나단 밀러는 말한다.
어떤 부대시설이 고객들의 마음을 끄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른 법. 어떤 구매자는 애완동물 스파를 탐내고 어떤 구매자는 헬스클럽을 원한다. “주택 거품이 한창일 때 가장 인기 있던 시설 중 하나는 애완동물 스파였다”고 밀러는 말한다.
“말만 들으면 개와 고양이들이 수영장 옆 양산 받쳐진 의자에서 음료 한잔 놓고 한가로이 노니는 장면이 연상되지만 실제로는 벽장 속 물 채워진 싱크가 고작이었지요.”
부동산으로서 어떤 추가 가치가 생길 게 없었다고 그는 말한다.
어떤 시설을 갖출 것인가는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카펜터 & 컴퍼니의 회장이자 CEO인 리처드 프리드먼은 현재 보스턴과 뉴올리언스에서 각각 호화 호텔 - 콘도 복합시설을 개발 중이다.
2개 프로젝트 모두 포 시즌스(Four Seasons)로 명명 되었다. 그런데 보스턴 프로젝트에는 50층에 콘도 주민 전용 식당을 만든다.
“구매자들에게 말합니다. 15명 앉을 식당 같은 건 만들지 마세요. 그냥 50층 식당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라고요.”
전망 좋은 50층 식당에 가면 밖에서 시가를 태울 수 있고, 오후 5시면 바텐더가 음료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호텔 수준 고급 시설에 더해 그 빌딩에는 골프 시뮬레이터, 주민 전용극장 그리고 애완견 산보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편 뉴올리언스 빌딩에 대해서 그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전망 좋은 층에 식당을 만드는 대신 빌딩 뒤편에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은밀한 술집을 하나 만들었다. 뉴올리언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부대시설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빌딩의 미술품 컬렉션이 고객들을 사로잡는 열쇠가 되는 경우도 있다. 건축가인 리 민델에게 있어서 그가 사는 빌딩 최고의 부대시설은 빛나는 콩모양의 조각품이다. 뉴욕 트라이베카 지역의 레너드 스트릿 56가에 자리 잡은 이 예술품은 애니시 카푸어의 작품으로 민델은 그의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이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아파트 실내장식을 했다.
그리고 그의 아파트는 실내디자인 부문에서 ‘올해의 뉴욕 아파트’ 최고상을 수상했다. 남들은 무심코 흘려 보았을 것을 그는 최대한 이용한 것이었다.
맨해탄, 노호 지역의 40 블리커 개발업자인 레이몬드 찰메는 미래의 소유주들에게 부대시설이 너무 많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다.
원 베드룸 아파트 가격이 200만 달러 정도로 시작해 펜트하우스 가격은 1,800만 달러에 달할 이 빌딩에서 뭔가 너무 애쓴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건강, 웰비잉을 주제로 삼았다. 그래서 스파를 갖추지 않은 대신 한랭요법, 침 그리고 밤늦게까지 나가 놀다 지친 주민들의 기력회복을 위한 주사액 등을 제공하는 클린 마켓을 입점하게 했다. 주민들을 위한 전용 무료 서비스이다.
호화 콘도들에 기본적 시설이나 서비스를 보면 대략 5가지라고 업계 전문가는 말한다. 도어맨, 엘리베이터, 세탁물 서비스, 옥상 그리고 헬스클럽이다. 이들 시설은 부동산 가격에 대략 20%의 가치를 추가하고 렌트비에는 주인에 따라 20~30%를 추가한다.
한편 그 외 다른 부대시설들이 얼마나 가치를 높이는 지를 따지기는 어렵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전용 엘리베이터들이다. 펜트하우스 주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바로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대단히 선호한다.
그런가 하면 이런 저런 부대시설 보다 주거공간이 넓은 집을 선호하는 고객들도 있다. 가격 대비 가장 넓은 아파트를 원하는 것이다.
광고회사 주인인 알렉스 타오가 할리웃에서 집을 구할 때였다. 어느 빌딩에 가나 수영장이 있었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별로 이용할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한 빌딩에는 세탁물 서비스가 있었고 다른 빌딩에는 발레파킹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콘도는 같은 가격대 집들 중 가장 공간이 넓은 곳이었다. 이 콘도에는 거기에 더해 로프트 공간까지 있어서 사무실로 쓸만 했다.
“모든 빌딩들 똑같은 부대시설들을 갖추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 콘도는 다른 데서 없는 완전히 다른 실내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