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후끈 달궜던 패스트푸드점 ‘치킨 샌드위치 전쟁’
파파이스 즉각적인 트윗 반격 성공… 신제품 매진 기록
없어서 못 파는 상황… 안정적 닭고기 공급처 확보 나서
지난 8월19일 오후 1시43분. ‘파파이스 루이지애나 키친’의 마케팅 중역인 브루노 카디날리는 동료로부터 와츠 앱 메시지를 받았다. 그날 아침 파파이스의 패스트푸드 경쟁업체 중 하나인 칙필레이가 며칠 전 파파이스가 미 전국에 내놓기 시작한 신제품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를 은근히 꼬집는 트위트를 날렸다는 것이다.
카디날리는 신속하게 마이애미의 파파이스 본사 5층 작은 방에 마케팅 담당자들을 소집했다. 재빠른 논의를 거친 다음 이들은 완벽한 대응으로 여겨지는 짤막한 트윗 문구 하나를 결정했다. “… 당신들 괜찮아?”(“…y’all good?”)가 경쟁업체인 칙필레이에 이들이 날린 트위트였다.
이 트윗은 이날 오후 1시58분 파파이스의 공식 계좌에 떴다. 칙필레이의 트윗에 맞대응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이 트윗으로 지난 한 주 반 동안 인터넷을 후끈 달군 소셜 미디어를 통한 ‘치킨 샌드위치 전쟁’은 시작됐다.
파파이스와 칙필레이, 그리고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누구 샌드위치가 더 맛있는지를 두고 트위트에서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파파이스의 신제품 샌드위치를 찍은 인증샷이나 비디오 등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고객들은 전국에 있는 파파이스 매장에 몰려들었다. 이 때문에 종업원들은 오버타임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매장마다 샌드위치는 동이 났다.
샌드위치 공급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마이애미 본사에 있던 파파이스 고위 경영진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단 두 단어로 된 트윗이 치킨 샌드위치를 파파이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신제품 출시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이 성공은 곧 공급의 문제를 가져왔다.
파파이스는 지난 27일 트윗을 통해 치킨 샌드위치 재고가 동이 났다고 발표했다. 파파이스측은
당분간 3달러99센트짜리 치킨 샌드위치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주 반 동안 판매된 치킨 샌드위치가 얼마나 되는 지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우리는 예상되는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물량을 준비한다고 했고, 적어도 9월 말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2주 새 전 미국의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고 파파이스의 미국시장을 총괄하는 펠리페 아테이더 사장은 말했다.
지난주 내내 그는 공급 부족을 호소하는 전화나 이메일에 응대해야 했었다. 그러다가 지난 23일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이날 저녁 회사 중역들이 5층 회의실에 모여 들었다. 어떤 이들은 랩탑을, 또 다른 이들은 미 전국의 샌드위치 판매 현황을 담은 프린트 물을 들여다보았다.
아테이더 사장은 이 자리에서 치킨 샌드위치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 전국에 2,400개의 체인점을 가진 미국 최대의 프라이드치킨 회사인 파파이스는 계속 샌드위치를 만들어 공급할 치킨이 부족했던 것이다.
“우리는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결정이 아니었다.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닥쳤다는 말이 더 맞다.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파파이스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샌드위치에 쓰일 닭가슴 살 특정부위를 안정적으로 다량 공급해 줄 수 있는 새로운 닭고기 공급처를 확보할 계획이다.(하지만 회사 공보 담당자는 공급처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아테이더 사장은 파파이스 본사에서 미 전역의 수백여 프랜차이즈 업소를 위해 웹캐스트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회사 중역들은 치킨 샌드위치의 판매 중단을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그들은 샌드위치 출시는 파파이스 사에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결국에는 닭가슴살이 동이 났으나 재개 계획이 목 밑까지 와있다고 밝혔다.
파파이스가 언제 샌드위치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지 날짜를 잡지는 않았으나 일부 프랜차이즈 업소는 벌써 준비에 들어갔다. 시카고 지역에서 6개의 파파이스 체인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 하버콘은 그의 가게에 샌드위치 제작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트 기를 추가로 주문하고 있다. 샌드위치 재료만 공급되면 빠른 속도로 만들도록 할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다른 치킨 제품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인이 있다. 지난 27일에는 파파이스의 경쟁업체 중 하나인 KFC가 시제품으로 만든 식물성 닭고기가 한 애틀란타 지역의 업소에서 불과 5시간 동안 완판됐다.
파파이스의 종업원들에게 치킨 샌드위치의 판매 중단은 오버타임을 할 수밖에 없었던 혼란스러웠던 한 주와 때로 적대적이기까지 했던 일부 참을성 없는 고객들과의 관계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 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