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정대위·희망나비 등 한인단체
‘소녀상과 함께하는 나들이’집회
일본의 방해로 설립부지를 찾지 못하고 창고에 갇혀있던 ‘워싱턴 소녀상’이 광복절 74주년을 맞아 DC 일본대사관 앞에서 침묵의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와 워싱턴 희망나비는 15일 광복절 행사의 일환으로 ‘소녀상과 함께하는 나들이’ 행사를 개최했다.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한인들은 트럭에 실려 도착한 소녀상 앞에서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30분가량 집회를 가졌다.
정대위 이정실 회장은 “워싱턴에 도착했지만 3년 가까이 설립 부지를 찾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되어있던 소녀상이 광복절을 맞아 모처럼 햇빛을 보게 되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대한제국공사관 앞으로 옮겨 오후 1시부터 집회를 갖고 한인단체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오늘 우리는 1910년 단돈 5달러에 일본에 빼앗겼던 공사관 건물 앞에 서서 1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일본을 규탄한다”며 “다시금 일본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으며 굴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희망나비 조현숙 대표는 “광복 74주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해방을 맞이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일본의 뻔뻔스러운 행동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역사와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소녀상은 2016년 12월에 워싱턴에 도착했지만 일본의 방해로 설립부지를 찾지 못하고 2년 반이 지나도록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다시금 대대적인 건립추진 운동이 전개될 예정이며 현재 버지니아의 한 교회에서 설립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워싱턴의 상징성을 담아 DC에 세워질 수 있도록 조만간 관계당국과 만나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DC=유제원 기자
워싱턴 한인들이 15일 ‘워싱턴 소녀상’과 함께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DC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