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방송인 김관호씨 "역사 기록 남겨야죠"
안창호 미 입국비자·다뉴바 한인묘지 등 찾아
"미국 동서부와 멕시코, 쿠바 등 북미 182곳을 탐방하며 1900년대 초반과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강점기 북미 전역 독립운동의 숨결을 찾아다녔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활동하는 방송인인 'YTV 아메리카' 김관호(미국명 존 김) 사장 겸 디렉터는 지난 5월부터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뉴욕, 롱아일랜드, 덴버, 시카고, 네브래스카주 등을 쉴 새 없이 누비고 다녔다.
그와 함께 일하는 직원은 멕시코시티와 유카탄주 메리다시 에네켄(애니깽)의 흔적을 찾았다. 1905년 조국을 잃고 멕시코 선인장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1세대는 고국을 잊지 못하고 고된 노동으로 번 돈을 기꺼이 독립자금으로 내놓았다. 쿠바에도 10곳이나 한인 1세대들이 일했던 농장이 남아있다. 미국 본토 118곳과 하와이 22곳, 멕시코와 쿠바를 모두 더한 독립운동 유적지는 총 182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142곳은 독립기념관에 수록된 독립유적지와 일치한다.
김 사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년 넘게 사료를 수집했다. 그리고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광복 74주년을 앞두고 여정에 올랐다.
중심은 역시 샌프란시스코였다. 당시 '상항'으로 불리던 샌프란시스코는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해 서재필 선생과 재미 독립운동가들이 미국으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안창호 선생이 설립자로 등재된 상항 연합감리교회가 건재하다. 이번 탐방을 통해 미 샌프란시스코 이민국에 제출된 안창호 선생의 당시 미국 입국 비자도 공개됐다.
김 사장은 "둘러본 독립유적지 가운데 교회는 남아있는 곳이 있지만 나머지 유적은 빈터이거나 일반주택, 민간건물 등으로 바뀌었다. 이미 100년을 훨씬 넘거나 이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지번상으로는 도저히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사료와 대조해 가까스로 현장을 담을 수 있었다. 촬영을 통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중부 다뉴바 공동묘지에서는 한인들의 묘비가 70기 넘게 발견됐다.
영문으로 KIM을 쓴 사람도 있고, K.H.SHIN(1873~1941)은 'BORN IN KOREA'(한국에서 태어났고), '흥사단우'라고 비교적 또렷하게 한글로 표기돼 있었다.
YTV 아메리카는 이런 북미 지역 독립운동 유적지와 스토리를 담은 3·1운동, 임정 100주년 및 광복 74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3부작 '미국에 남아있는 3·1운동의 흔적을 찾아서'를 서부시간 15일 저녁 9시 50분과 22일, 29일 같은 시간에 90분 분량으로 방영한다.
하와이 그리스도연합 감리교회 기념비 앞 김관호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