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 임대료 2만 달러도
상인들 "임대료 막느라 헛장사"
“치솟는 렌트 때문에 헛장사하고 있어요”
LA 한인타운 6가 선상의 한 유명 구이전문점. 10년 이상 한 자리를 지키며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이 식당의 한인 업주는 언제까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장사가 잘 돼도 월 2만 달러에 달하는 렌트비 부담에다가, 인건비, 재료비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업주가 가져가는 수익은 거의 없다는 게 이 업주의 말이다.
이 식당 업주는 “남들은 장사가 잘된다고 부러워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이라며 “장사가 잘되면 건물주는 재계약 때마다 렌트비를 올려 받는 통에 건물주 좋은 일만 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인타운 웨스턴가의 한 분식집. 손님들로 12시간 내내 북적 이지만 5평도 채 되지 않는 이 업소의 월 렌트비는 1만5,000달러에 달한다. 이 분식집 한인 사장은 “가격이 저렴해 겉으로는 장사가 잘되는 것 같지만 높은 렌트비와 가게 구입시 지불한 권리금이 높아 수익은 정작 일반 직장인 월급 정도에 불과하다”며 “가게를 정리하고 싶은데 권리금까지 계산할 경우 비싼 가격에 팔 수 밖에 없어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타운의 치솟는 렌트비를 버티지 못해 폐업까지 고민하는 한인 업소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대박 업소’로 소문난 일부 식당들조차 치솟는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장소 이전을 고민하거나 매각을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6가와 윌셔 블러버드, 올림픽 블러버드 등 한인타운 중심 도로 선상 상가들의 렌트비는 스퀘어 피트당 3.50달러에서 5.50달러대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있는 상태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일단 한인타운의 경우 최근 LA 시 안에서도 가장 부동산 매물이 핫한 지역으로 6가의 경우 음식점 등 상가 렌트비는 예전 한인타운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며 “렌트비 경우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결정되지만 손님이 많은 업소들의 경우 건물주가 렌트비 상승률을 높게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렌트비가 월 매출의 30%를 넘은 한인 업소들도 많아 최저임금 상승과 물가폭등까지 겹쳐 한삼중고를 호소하는 한인 업소들도 적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는 “한인타운에서 렌트비 폭등세가 지속되면 한인을 상대로 하는 영세 식당 등 한인 자영업체들은 렌트비를 견디지 못해 한인타운을 대거 떠나게 될 수도 있다”며 “한인타운에서 한인 업소들이 사라지는 날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LA=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