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빗·신용카드 안받아
민원인들 헛걸음 일쑤
애틀랜타 총영사관을 비롯해 미주지역 재외공관에서 모든 민원업무와 관련한 수수료를 현금이로만 받고 있어 일부 민원인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무심코 현금 없이 공관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민원인들의 불편 해소를 위한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인 이모씨는 최근 여권 발급 신청을 위해 총영사관을 방문했지만 현금이 없어 영사관 입주 건물 아래층에서 간신히 ATM을 찾아 해결하는 번거로움을 경험했다. 이씨는 “다른 국가 영사관들이나 미국 여권 발급소에서도 대부분 카드를 받는 것으로 아는데 유독 한국 총영사관만 받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금만 받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ATM 설치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여권 업무를 제외한 총영사관 민원업무의 상당부분이 5달러 미만의 소액결제가 많아 민원인들이 주거래 은행 이외의 ATM 기계에서 현금을 인출할 경우 내는 수수료가 더 비싼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TM에서 현금 인출 시 수수료가 빠지고 다시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수수료가 빠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애틀랜타 총영사관을 비롯해 미주지역 재외공관에서는 민원업무 수수료 결제수단으로 카드를 받지 못해 민원인들이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카드 결제 시스템의 도입 여부는 각 공관 소관이 아닌 외교부의 권한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애틀랜타 총영사관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결제 금액이 소액이기 때문에 민원인들로부터 불만이나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크레딧 카드 결제 역시 수수료 등의 문제로 도입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금이 없을 경우 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ATM이 설치돼 있어 이를 이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사관 등 재외공관 안에 ATM을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미주지역 재외공관 관계자는 "승인과 경비, 그리고 ATM 기계를 설치할 은행과의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웹사이트 메인 화면을 통해 현금만 결제가 가능하는 사실을 눈에 띄게 공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위 사례의 한인 이씨는 "내 여권과 아이들 여권을 모두 갱신하기 위해서는 수백달러가 필요해 당연히 카드로 결제할 생각을 했다"면서 "나중에서야 여급발급 안내문 중간에 '수수료로 거스름돈을 맞춰 오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