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인형 훔쳤다고 의심
욕설·폭행 장면 영상에 담겨
경찰이 어린아이와 임신부가 포함된 흑인 가족에게 총을 겨누고 위협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로부터 거친 대접을 받은 당사자들은 시와 경찰서에 1,000만 달러의 배상을 청구했으며 관할 시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애리조나에 사는 남성 드레이본 에임스(22)와 약혼녀 이샤 하퍼(24)는 지난달 29일 1살과 4살인 여자아이 2명을 데리고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주차장에서 경찰관들이 다가와 총을 겨누고 위협하며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함께 있던 4살 딸이 할인점에서 인형을 훔쳤다고 의심한 경찰관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것이다.
경찰관들은 보디캠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지만, 인근 주민과 행인에 촬영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현장 상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현지 매체 피닉스뉴타임스와 기자가 공개한 2개의 동영상을 보면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승용차 주변에서 "손들어라"라고 수차례 욕설을 섞어 고함을 지르거나 "너 XX 총 맞는다"고 외친다.
동영상 속의 하퍼는 경찰이 두 손을 들라고 명령하자 아기를 안고 있어서 그럴 수 없으며 자신이 임신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총을 겨눈 경찰은 하퍼로부터 두 아이를 떼어놓으려고 하자 이를 목격한 주민이 경찰관을 향해 "이보세요, 내가 아기를 받을게요"라고 반복해 외치는 소리도 들린다. 결국 아이들은 주민에게 인계됐고 하퍼의 손목에도 수갑이 채워진다.
두 동영상의 조회 수는 합계 약 40만에 달했고 경찰이 과잉대응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케이트 가예고 피닉스 시장은 성명을 발표해 경찰의 대응이 "완전히 부적절하고 명확하게 전문적이지 못하다"며 "그런 행동이 수용될 것으로 볼 정황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남성 드레이본 에임스(22)가 수갑이 채워져 경찰에 의해 제압당한 가운데 약혼녀 이샤 하퍼(24)가 두 아이를 데리고 차 밖으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