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초대형 부럽잖은 ‘15평 교회’ 건축… 깊은 울림

지역뉴스 | 종교 | 2019-06-08 22:22:58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경북 경산시 하양무학로교회 주목

‘교회다운 교회’철학 소박한 예배당  

공사비 7천만원… 야외엔 주민 공간

유명 건축가 승효상 씨가 무료설계

.

교회 건축은 크든 적든 부담과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을 들여 초대형 예배당을 짓고도 아무런 거리낌조차 갖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15평(49㎡) 조그만 교회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퍼뜨리고 있다.

한국 경상북도 경산시에 위치한 하양무학로교회는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로 불리는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설계를 맡아 올해초 완공됐다. 승효상 대표는 국가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교인이 30여명 정도인 교회는 조원경 목사가 1986년 개척했다. 지역 문화유산 세미나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승 대표에게 조 목사가 설계를 부탁했다. 교회가 애써 모은 건축 예산은 7,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승 대표는 흔쾌히 수락했다.

승 대표는 서울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말로 교회다운 교회를 건축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차였다”며 “가난한 교회일수록 절박하고, 절박할수록 본질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승 대표는 설계비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예배당의 소품들도 직접 디자인했다.

승 대표가 구상한 ‘교회다운 교회’의 핵심은 ‘절제’다. 새로 지은 교회 건물은 네모난 회갈색 건물에 창이 없는 작은 단층 벽돌 건물이다. 소박한 예배당은 50명이 붙어 앉을 수 있는 크기다. 교인수를 늘리는 데는 아예 마음을 두지 않았다.

강대상, 교인석, 성가대석, 낡은 피아노 한 대 등 모두 수평으로 배치했다. 방송 장비도 들이지 않고 조명도 없다.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십자가가 걸린 벽면을 비출 뿐이다. 건물 옥상에는 작은 기도 공간을 마련했고 교회 옆에는 야외 예배당을 만들었다. 야외 예배당은 동네 주민 누구나 기도하거나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서울 한국일보에 따르면 승 대표는 “완공된 예배당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눈물을 흘렸다는 지인이 있다”면서 “교회 공간의 본질인 성찰과 참회의 기회를 준 것 같아 건축가로서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승 대표에게 건축을 부탁했지만 “공사비가 얼마나 드는지 가늠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승 대표가 작은 교회 설계를 맡아 정성을 쏟는다는 소문이 퍼지자 대구의 한 벽돌공장 대표는 벽돌 10만장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인근 사찰인 경북 영천시 은해사도 300만원을 기부했고 하양읍 주민들도 동참했다. 이 덕분에 공사비는 약 2억원이 들었지만 한푼도 빚을 지지 않고 건축을 마쳤다.

승 대표는 대형 교회에서 비싼 설계를 여러 차례 요청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는 “설계를 의뢰하는 교회들은 대부분 콘서트홀 같은 부대시설을 강조하거나, 신도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넣어 달라는 요구를 많이 한다”며 “교회답지 못할 뿐 아니라 교회의 기능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것이어서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교회가 쇼핑센터나 회사 건물처럼 생기면 되겠느냐”면서 “교회는 누구나 들어와서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만든 집이므로 그 기능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만 남겨둠으로써 자신을 성찰하고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게 한 공간이야말로 교회다운 교회”라고 덧붙였다.

‘교회 입구 천장이 뚫려 비가 들어온다’, ‘신도석에 발판과 받침대가 없다’, ’어둡고 썰렁하다’는 등 성도의 불평도 터져나온다. 그러나 조 목사는 “교회가 인간의 몸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가는 곳은 아니며, 하나님과 만날 수 있고 마음의 안식을 취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는 가장 교회다운 교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시골에 지어진 15평짜리 예배당이 교회의 또 다른 얼굴을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 유명 건축가부터 무명의 주민까지 진심과 헌신이 어우러져 빚어낸 ‘예수의 얼굴’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초대형 부럽잖은 ‘15평 교회’ 건축… 깊은 울림
초대형 부럽잖은 ‘15평 교회’ 건축… 깊은 울림

승효상(오른쪽)대표와 조원경 목사가 하양무학로교회 십자가 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건강을 위한 새해 결심…“숙면을 위해선 금주를”
건강을 위한 새해 결심…“숙면을 위해선 금주를”

새해 시도할 만한 건강 습관 변화 5가지물을 더 많이 마셔라… 탄산수도 동일 효과타트 체리주스, 염증·통증 줄이는 데 효능 새해 결심을 세우는 시즌이 돌아왔다. 만약 2025년 목

SMG-어센드 파트너스, 감사와 나눔 ‘감동 라운딩’
SMG-어센드 파트너스, 감사와 나눔 ‘감동 라운딩’

서울메디칼그룹 자선 골프대회 통해 ‘푸른 초장의집’ 가정폭력 피해자 도와“소외된 계층 지속적 지원 나설 것”   서울메디칼그룹 자선 골프대회 행사에서 데이브 민(오른쪽부터) 연방하

[화제] “개똥 치우고 1년에 25만불 번다”

개 배설물 수거업체 운영 ‘개똥 청소’라는 이색 사업으로 연매출 25만 달러를 달성한 미국의 한 여성 사업가가 화제다. 최근 CNBC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 노스빌에 거주하는 에리카

미국 여권 ‘파워랭킹’ 8위 무비자입국 116개국 가능

별도의 비자 없이 전세계 116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 미국 여권이 여권파워 랭킹에서 8위에 올랐다. 캐나다의 국제 시민권 및 금융자문회사인 아톤 캐피털의 ‘패스포트 인덱스’에 따르

"머라이어 캐리, 30년전 크리스마스송으로 매년 수십억 벌어"
"머라이어 캐리, 30년전 크리스마스송으로 매년 수십억 벌어"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20억회 돌파1994년부터 30년간 인기…작사·작곡에도 참여해 저작권 수입 막대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55)가, 크리스마스

11월 주택가격… 전년대비 5.7% 상승
11월 주택가격… 전년대비 5.7% 상승

13개월래 최저 상승률13개 도시는 가격 하락겨울 판매 둔화도 요인  전국 주택 가격이 지난달 전년 대비 5.7% 상승했으나 상승세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겨울 계

계속 치솟는 환율… 1,460원 육박
계속 치솟는 환율… 1,460원 육박

25일 종가 1,457.50원   한국시간 25일 한때 원·달러 환율이 1,458.4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원·달러 환율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나며 달러 강세 등의 영향

"관세 폭탄, 중저가 차량 구매 미국 소비자 때릴 것"
"관세 폭탄, 중저가 차량 구매 미국 소비자 때릴 것"

3만달러 미만 가격대 차량 1/3이 멕시코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자동차

‘매력 100대 도시’… 4년 연속 파리 1위

서울 12위·LA는 18위유럽이 탑10에 6개 프랑스 파리가 4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선정됐다. 25일 CNN에 따르면 파리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 인

곧 취임하는데…트럼프, 굿즈 판매 ‘돈벌이’
곧 취임하는데…트럼프, 굿즈 판매 ‘돈벌이’

“영리활동에 대통령직 이용”대선 때도 기념품 사업 몰두  트럼프 이름이 들어간 긋즈들. [로이터]  트럼프 달력 38달러,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 모형 95달러, 트럼프 모자 모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