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이민교회 담임 그만두고 김치찌개 끓이는 목사

지역뉴스 | 종교 | 2019-06-01 21:21:31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전 LA 세계선교교회 최운형 목사

굶어죽은 고시원생 기사 본 후

8년 목회 세계선교교회 사임

밥 제대로 못 먹는 소외이웃에 

3천원에 퍼주며 얘기 들어줘

이민교회 담임목사를 사임하고 서울에서 청년을 위한 밥집을 차린 목회자의 영적 행로가 시선을 끌고 있다. LA한인타운에 위치한 세계선교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최운형 목사는 지난해 교회를 사임하고 한국에서 식당을 개업했다.

세계선교교회는 46년 전 창립돼 300여 명이 출석하는 중형교회다. 최 목사는 지난 2004년부터 나성영락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하다 2010년 세계선교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세계선교교회는 최 목사가 담임을 맡은 뒤 꾸준히 성장했고 여름방학이 되면 한인타운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서머캠프를 한달 내내 여는 등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에도 앞장섰다.

안정적인 목회를 펼치던 최 목사는 지난해 8월 담임목사를 사임하고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 인근에 식당 ‘청년밥상 문간’을 차렸다. 교인들은 적극 만류했지만 최 목사의 비전을 받아들이고 파송예배를 드렸다.

한국의 기독교 언론인 뉴스앤조이가 지난 22일 최 목사를 인터뷰했다. 최 목사는 이 자리에서 “마가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선배 목사들은 사랑과 관심 등을 의미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교회가 이웃들에게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 주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교자도 양심이 있다. 물론 내 삶과 상관없이 교인들에게 신앙적으로 권면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게 잘 안 됐다. 나는 매일 먹을 거 입을 거 등등 걱정이 많은데, 어떻게 교인들에게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고 할 수 있겠나. 앞으로 정년까지 20년은 더 목회해야 하는데, 더는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목사직 자체를 내려놓으려 다른 일을 찾아보려고 고민했다. 그러던 중 이문수 가톨릭 신부가 고시원에서 한 젊은이가 굶어 죽었다는 기사를 보고 서울 성북구에 3,000원짜리 김치찌개 식당을 차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최 목사는 한국으로 달려가 이 신부를 만났다. 이 신부는 2호점 개점을 흔쾌히 동의하면서 ‘문간’이라는 이름도 그대로 사용하게 하고 영업 노하우까지 전수했다.

‘문간’은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이웃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밥상을 차려주는 식당이다. 김치찌개 3,000원. 계란 프라이, 어묵, 김 등은 500원이고 밥은 무료로 준다. 돈 안낸다고 밥을 안 주는 식당도 아니다.

청년, 직장인, 혼자 사는 노인, 집에서 음식을 할 수 없는 사람 등 여러 유형의 손님이 식당을 찾는다. 특별히 목사라고 밝히지 않았는데도 손님들은 그를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손님 중에는 최 목사를 붙잡고 스스로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도 있다.

“그들을 직접 대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교회에서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을 경험한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야 알겠더라. 나는 60대 손님이 말한 ‘용기’가 무엇인지, 왜 30대 청년이 갑자기 자기 이야기를 꺼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평범한 한 끼 식사가 이들에게 무언가를 채워 줬구나 생각한다.”

최 목사는 다음 달부터 3,000원짜리 식권 200매를 인근 보건소와 파출소, 초등학교에 배포해 지역사회를 도울 계획이다.

최운형 목사는 뉴스앤조이와 인터뷰에서 “하나님은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을 안타까워하며 돕기를 바라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부턴가 교회 문을 닫고 우리끼리 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가 주민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목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다. 목회자들이 사역을 꼭 교회에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통 교회를 떠나서 바깥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시도가 계속됐으면 좋겠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이민교회 담임 그만두고 김치찌개 끓이는 목사
이민교회 담임 그만두고 김치찌개 끓이는 목사

최운형)왼쪽 두 번째)목사는 뉴스앤조이와 인터뷰에서 이웃과 소통하는 교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건강을 위한 새해 결심…“숙면을 위해선 금주를”
건강을 위한 새해 결심…“숙면을 위해선 금주를”

새해 시도할 만한 건강 습관 변화 5가지물을 더 많이 마셔라… 탄산수도 동일 효과타트 체리주스, 염증·통증 줄이는 데 효능 새해 결심을 세우는 시즌이 돌아왔다. 만약 2025년 목

SMG-어센드 파트너스, 감사와 나눔 ‘감동 라운딩’
SMG-어센드 파트너스, 감사와 나눔 ‘감동 라운딩’

서울메디칼그룹 자선 골프대회 통해 ‘푸른 초장의집’ 가정폭력 피해자 도와“소외된 계층 지속적 지원 나설 것”   서울메디칼그룹 자선 골프대회 행사에서 데이브 민(오른쪽부터) 연방하

[화제] “개똥 치우고 1년에 25만불 번다”

개 배설물 수거업체 운영 ‘개똥 청소’라는 이색 사업으로 연매출 25만 달러를 달성한 미국의 한 여성 사업가가 화제다. 최근 CNBC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 노스빌에 거주하는 에리카

미국 여권 ‘파워랭킹’ 8위 무비자입국 116개국 가능

별도의 비자 없이 전세계 116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 미국 여권이 여권파워 랭킹에서 8위에 올랐다. 캐나다의 국제 시민권 및 금융자문회사인 아톤 캐피털의 ‘패스포트 인덱스’에 따르

"머라이어 캐리, 30년전 크리스마스송으로 매년 수십억 벌어"
"머라이어 캐리, 30년전 크리스마스송으로 매년 수십억 벌어"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20억회 돌파1994년부터 30년간 인기…작사·작곡에도 참여해 저작권 수입 막대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55)가, 크리스마스

11월 주택가격… 전년대비 5.7% 상승
11월 주택가격… 전년대비 5.7% 상승

13개월래 최저 상승률13개 도시는 가격 하락겨울 판매 둔화도 요인  전국 주택 가격이 지난달 전년 대비 5.7% 상승했으나 상승세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겨울 계

계속 치솟는 환율… 1,460원 육박
계속 치솟는 환율… 1,460원 육박

25일 종가 1,457.50원   한국시간 25일 한때 원·달러 환율이 1,458.4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원·달러 환율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나며 달러 강세 등의 영향

"관세 폭탄, 중저가 차량 구매 미국 소비자 때릴 것"
"관세 폭탄, 중저가 차량 구매 미국 소비자 때릴 것"

3만달러 미만 가격대 차량 1/3이 멕시코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자동차

‘매력 100대 도시’… 4년 연속 파리 1위

서울 12위·LA는 18위유럽이 탑10에 6개 프랑스 파리가 4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선정됐다. 25일 CNN에 따르면 파리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 인

곧 취임하는데…트럼프, 굿즈 판매 ‘돈벌이’
곧 취임하는데…트럼프, 굿즈 판매 ‘돈벌이’

“영리활동에 대통령직 이용”대선 때도 기념품 사업 몰두  트럼프 이름이 들어간 긋즈들. [로이터]  트럼프 달력 38달러,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 모형 95달러, 트럼프 모자 모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