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조회 가짜 사이트
수사관 자처 접근 시도
신원미상 여성 영상통화
"아내에 알리겠다" 협박
우체국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개인 정보를 탈취하거나 금품을 협박하는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한인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LA 지역에서 유학중인 한인 A씨는 2주전 오전 한국 우체국 직원이라는 여성의 전화를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교환원은 A씨가 뉴욕에서 한국 송파구로 보낸 소포에 위조 여권과 신용카드가 발견돼 수사중이라며 담당 수사관의 연락처와 배송번호를 조회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자신이 LA에 거주하고 있어 교환원의 요구가 다소 이상했던 A씨는 전화를 끊고 영사관에 문의한 끝에 이 전화가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LA에 있는데 뉴욕에서 소포를 보냈다는 말부터 의심스러운데다 미국 오전시간이면 한국이 새벽인데 우체국에서 전화를 걸리 없다고 확신했다”며 “자세히 알아보니 배송조회를 할 때 범인들이 만든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B씨도 몇 달 전 신원미상의 한 여성으로부터 걸려온 영상통화를 잘못받은 뒤 협박을 받아 금전적 피해를 입은 아찔한 경험을 했다. 모르는 여성과의 영상통화를 한 B씨는 이후 와이프 모르게 불륜을 저질렀다고 협박하는 여성의 지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받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다 결국 LA 총영사관에 이를 신고한 것이다. B씨는 “그냥 대화를 한 것 뿐인데 아내에게 이를 알리겠다는 협박을 하다 결국 이 영상통화 내용을 아내에게 진짜 전송했더라”며 “영사관을 통해 보이스피싱 사기라는 것이 밝혀져 다행이지 하마터면 가정이 깨질 뻔 했다”고 말했다.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이처럼 실제 피해를 당하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LA 총영사관 김보준 경찰영사는 “실제 피해신고를 하는 한인들이 많지는 않지만 피해 사례를 분석해 보면 다양한 유형의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단 의심스러운 전화나 모르는 번호로 걸려올 경우 가능한 받지 않고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