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애리조나주로 가다 보면 팜스프링스와 미들랜드를 지나 사막 한가운데에 작은 마을 포스턴(Poston)이 있다. 2000년 상주인구가 389명에 불과할 정도로 황량한 애리조나 사막 지대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힌다.
1940년대 이곳에는 1만7,000여 명의 일본인들을 격리한 강제수용소가 있었다. 1941년 일본군이 진주만 기습을 감행하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특명(행정명령 9066호)을 발동해 당시 미국에 살고 있던 일본계 미국인들이 3년여 간 강제수용된 것이다. 강제수용을 당한 일본계 미국인들 중에는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군에 자원입대에 참전한 이들도 꽤 있다. 한국전 참전을 통해 미국 시민으로서의 애국심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계 미국인 참전용사회의 로버트 와다 지회장은 이런 사연을 ‘강제수용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고독으로’(From Internment, to Korea, to Solitude)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자로서, 전우들을 위해 책을 쓰게 됐다는 와다 회장은 리틀 도쿄에 255명의 일본계 미국인 전몰기념비를 세운 데 이어 임진각에도 기념비를 세우고 매년 참배했다.
90세 이상 고령인 이들은 이제 한국 방문이 쉽지 않아 올해 10월 순회행사로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비 방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A 총영사관은 지난 21일 아흔이 넘는 와다 회장을 비롯해 일본계 미국인 참전용사 9명을 총영사 관저에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총영사관은 일본계 미국인 참전자회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유엔군 참전의 날(7월27일)을 계기로 단체표창(대통령표창)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LA지사
90대 고령의 일본계 미국인 참전용사들이 지난 21일 LA 총영사 관저에 초청돼 김완중 총영사(앞줄 오른쪽 두 번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