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름 때문에 차별"주장
"합의금 전액 자선단체 기부"
유나이티드 항공을 상대로 워싱턴의 한인 변호사가 제기한 인종차별 소송이 최근 합의로 마무리됐다.
이 항공사를 상대로 2018년 소송을 제기했던 전종준 변호사(워싱턴 로펌 대표, 사진)는 13일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세계적인 로펌인 리드 스미스(Reed Smith LLP)를 고용하여 강력한 대응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소송제기 6개월 만에 양측은 밝힐 수 없는 조건으로 합의에 이르렀고, 이에 해당 케이스는 3월 12일 종결되었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지난해 8월 30일 자신의 한국식 이름으로 인해 항공기 예약석을 빼앗겼다며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담당판사 크리스토퍼 쿠퍼)에 유나이티드 항공 측을 상대로 인종차별에 관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전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 소송 건은 부인과의 결혼기념을 위해 지난해 7월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발생했다. 그는 여행 7개월 전에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시애틀까지 두 좌석의 왕복 항공권을 예약했다 한다. 시애틀에 갈 때는 일등석을, 워싱턴으로 돌아올 때는 이코노믹 플러스 석이었다.
그의 아내는 오른쪽 눈 부위에 암 종양 수술을 하였고, 왼쪽 귀에도 청각 장애가 있어서 반드시 같이 앉아야 하는 것을 확인하고 옆 좌석으로 예약했다고 한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 시애틀로 돌아오는 크루즈 안에서 귀로의 항공편을 확인한 결과, 이코노믹 플러스 석이 일반 뒷좌석으로 밀려난 데다 부인과 자리도 서로 떨어지게 된 것을 발견하게 됐다. 사전 통보도 없었다. 전 변호사는 전화를 걸어 항의하고 사정을 호소했지만 유나이티드 측은 이를 무시했다 한다.
이에 전 변호사는, 미국 시민권자인 자신의 한국식 이름 ‘Jong-Joon Chun’이 동양인 차별의 타깃이 된 것이며, 아울러 아내의 장애까지 차별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종준 변호사는 “유나이티드 항공을 상대로 일반인이 맞서서 싸우기란 마치 ‘계란으로 바위 깨기’처럼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번 소송을 통해 피부색과 이름 그리고 인종으로 차별하는 관행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합의금의 액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DC=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