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앞두고
고령 신청자들 애태워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추진돼온 재미 이산가족 화상 상봉 프로젝트가 마지막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고령의 이산 한인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차희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DFUSA)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실시를 목표로 추진해오던 미국의 이산가족과 북녘 가족들 간의 화상 상봉 건이 거의 다 돼 갔는데 더 이상 진전이 안 되고 있다”며 “백악관이나 국무부 등 미국 내부의 문제는 아니고 북한 측에서도 이에 호응해 잘 돼가다가 정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2월 말로 예상되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재미 이산가족들의 화상 상봉을 실현시키기 위해 국무부와 협의해 왔다.
이 사무총장은 “현재로서는 영문을 몰라 애타게 화상 상봉을 고대하던 이산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며 “북미 회담 전에는 반드시 상봉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에 따르면 현재 DFUSA를 통해 국무부에 접수된 상봉 신청자 수는 80명이다. 대다수가 언제 사망할지 모르는 90대라 마음이 조급한 상태다.
한편 한미 양국은 최근 워싱턴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 문제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기에 재미 이산가족 화상상봉 안건이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 등이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등 미국 측과 화상상봉 등 지난 17일 열린 한미 ‘워킹그룹’ 화상회의에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들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35일간 진행된 셧다운으로 인해 해당 논의는 매우 더뎠다. 스크린, 네트워크 설비 등 물자의 북한 반입·반출이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어 한미간 조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