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여성 지인 본지에 알려와
나체사진 찍어 경찰신고 막아
1차 체포 당시 가정폭행혐의만
보석금 석방 뒤 다시 2차 폭행
본지가 단독 보도한 “’여자친구 감금 폭행’ 유명 한인 프로듀서 체포” 기사(본보 1월 3일자)와 관련 용의자 신배호(47)씨가 이번 사건 이전에도 피해여성에 대한 감금 폭행으로 경찰에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신씨에게 단순 가정폭행 혐의만 적용함으로써 신씨가 보석금으로 풀려나 피해여성에 대한 2차 폭행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피해여성의 지인은 2일과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여성은 2년 전 미국을 방문해 신씨와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이후 학업 및 취업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9월 다시 미국에 방문한 피해여성은 11월 신씨와 연락이 닿아 내시빌에서 만나게 됐고 신씨는 "취업비자를 알선해 주겠다"라는 명목으로 피해여성과 접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후 신씨는 자신의 집에서 피해여성에 대한 폭행, 감금 및 고문을 일삼는 한편 피해여성의 가족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나 연락도 철저하게 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뒤 피해여성이 LA에 있는 이모와 메신저를 통해 극적으로 연락이 닿게 되면서 신고 요청을 해 경찰이 출동하게 됐고 현장에서 도주한 신씨는 몇 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피해자는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 됐으며 치료 후 친지가 거주하고 있는 LA로 돌아갔다. 체포된 신씨는 가정폭행 혐의만을 받은 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와 관련 피해여성 지인은 “ 만약 이때 경찰이 신씨에게 단순 가정폭행 혐의가 아니라 납치 및 감금, 성폭행 혐의를 적용했더라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피해여성은 이후 신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다시 내시빌에 다시 왔다. 재판을 앞두고 신씨의 전처가 “아이들을 봐서라도 증언을 잘 해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여성은 정작 법정에서는 공포감을 이기지 못해 증언을 하지 못했다고 이 지인은 전했다.
피해여성이 왜 신씨의 집에 다시 방문하게 됐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피해여성은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신씨로부터 끔찍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신씨의 집을 탈출한 뒤 피해여성과 연락을 취한 이 지인은 “신씨가 피해여성의 나체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 피해여성의 가슴을 손에 쥔 채 끌고 다니며 성적인 수치심을 줬다”고 전했다. 또 신씨는 폭행 후 피해여성에게 눈물로 사과하고 치료해 준 뒤 또 다시 폭행하는 만행을 반복해 왔다는 것이 이 지인의 증언이다.
현재 피해여성은 경찰이 주선해 준 모처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은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연일 내시빌 지역 방송과 신문에서 주요 뉴스로 보도되는 등 지역사회에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전직 내시빌 한인회장 출신의 한 인사는 “2일 저녁과 3일 오전 계속에서 TV 뉴스에 소식이 나오고 있다”면서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무척 놀랐고 한편으로는 한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신씨는 평소 한인사회에는 잘 나오지 않아 그를 아는 한인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짐작했다. 현재 내시빌에는 한인 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인락 기자